“향후 3년간 5000억 규모 AX 실증단지 조성·버스 노선 복원…국힘 주도 시의회엔 먼저 찾아가 설득”

1980년생, 비교적 ‘젊은 피’에 속하는 김 시장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2012년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10여 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다 2024년 4월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천으로 울산 남구갑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 당선됐다. 하지만 그해 발생한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론에 앞장서며 당과의 갈등이 급속히 깊어졌고, 다음 해(2025년) 국민의힘에서 탈당,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올해 6·3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울산광역시장 후보로 출마해 현역 시장 후보였던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를 제치고 당선, 이번 선거 ‘최연소 광역자치단체장’ 수식어가 붙게 됐다.
김상욱 시장이 마주한 정치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시정을 감시·견제하는 울산시의회는 전체 22석 가운데 ‘3분의 2’ 이상인 15석을 국민의힘이 확보한 상태다. 김 시장의 민선 9기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인 ‘공론화위원회 설치 조례안’이 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되고 조직개편안 처리가 보류되는 등 임기 초기부터 시의회 다수당의 강한 견제가 이어지고 있다.
김 시장은 22일 ‘일요신문i’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시민을 위한 일을 하지 못해서는 안 된다”며 “제가 먼저 시의회를 찾아가 대화하고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만큼 더 부지런히 뛰겠다. 공정하고 청렴한 행정을 바탕으로 시민의 기본 삶을 다시 세우고 AI 대전환 시대를 한발 앞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시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후 시정을 살펴보니 선거 과정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시급하거나 심각한 현안은 무엇이었나. 취임 100일과 임기 전체에 걸쳐 해결할 과제를 각각 꼽는다면.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시민의 기본 삶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울산은 대중교통과 의료, 문화, 보육, 돌봄 등이 이웃 도시보다 낙후됐고 관련 예산도 오랫동안 행정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이 때문에 청년이 떠나고 인재가 들어오기 어려워졌다. 단기적으로는 폐선된 주요 시내버스 노선을 복구하고 버스를 증차하는 등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부터 만들겠다. 임기 전체에 걸쳐서는 울산을 대한민국 산업 AX 실증 허브로 만들기 위해 제조업에 AI를 접목하고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함께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
―앞으로 3년을 울산 산업 재도약의 골든타임으로 규정했다. 그 이유는 무엇이며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나.
“AI 대전환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고 지금 대응하지 못하면 울산의 주력 제조업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울산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 대학, 연구기관을 연결하기 위해 7월 9일 민관산학 기관 13곳이 참여하는 ‘울산 산업 AX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14일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찾아 안정적인 전력 확보와 권역별 차등요금제 도입을 논의했고 대기업들과도 투자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산업 AI 플랫폼 개발부터 실증과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울산형 모델을 만들겠다.”
―골든타임에 관련 사업을 추진하려면 시의회와 협조가 중요해 보이는데 최근 공론화위원회 조례안이 부결되고 조직개편안 처리가 보류됐다. 이를 어떻게 보고 있으며 협치 양보의 원칙은 어떻게 지킬 것인가.
“시의회의 협조가 없다면 시장이 할 수 있는 일도 극히 제한적이다. 어려운 환경인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과 시의회는 모두 시민의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시민에게 필요한 일을 하지 못해서는 안 된다. 제가 먼저 야당 의원들에게 다가가 겸손한 자세로 대화하고 설득하겠다. 정치적 어려움을 풀 수 있는 해답은 결국 시민의 힘이다. 시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 공론화위원회 조례안도 시의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보완한 뒤 다시 상정할 것이다. 위원 위촉 과정에 시의회 추천 인사를 포함하고 전문가 공개모집과 시민 추천 절차를 명확히 해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겠다. 많은 시민이 숙의해 사회적 합의를 이룬다는 원칙은 지키겠다.”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지방으로 내려보내 수도권 일극화를 극복하고 지역 주도 성장을 이루겠다는 정책이다. 산업도시 울산에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SK의 AI 데이터센터와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현대자동차의 미래차 투자 계획이 신속히 실행되도록 지원하겠다. 산업 AX에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인 만큼 부유식 해상풍력과 원전 등 추가 에너지원 확보, 울산의 전기요금 부담을 낮출 권역별 차등요금제 도입을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기업 투자가 시민의 일자리로 이어지도록 울산을 AI 데이터센터 전문 인력 양성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SK와 약 1400명 규모의 계약학과를 만들었다. 피지컬 AI 연구·실증과 기업 지원 기능을 갖춘 약 5000억 원 규모의 ‘울산 산업 AX 실증연구단지’ 조성도 추진하겠다.”
―석유화학산업은 울산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다. 공급과잉과 수익성 악화를 겪는 석유화학산업을 고부가가치·저탄소 산업으로 전환할 방안은 무엇인가. 에너지 신산업을 기존 제조업 일자리와 어떻게 연결할 계획인가.
“울산 석유화학업계는 석유 정제 중심에서 석유화학과 친환경 에너지로 사업 구조를 확장하고 있다. 올해 말 S-OIL의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공정 단순화와 에너지 효율 향상, 탄소 배출 저감이 가능해진다. SK지오센트릭·대한유화 등과도 친환경 산업 전환을 협의하고 있으며, 지역에서 생산된 원료를 다른 기업이 정밀화학 제품으로 가공하는 상생형 공급망을 만들겠다.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CCUS 기술을 활용해 청정수소로 전환하는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울산의 자연적 강점을 활용한 친환경 에너지지만 기술 개발이 초기 단계이고 생산 단가도 높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발전과 기자재 생산, 설치·운영·보수 과정에 지역기업이 참여해야 한다. 덴마크 기반 해상풍력 투자사인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Copenhagen Infrastructure Partners)와 지역기업 참여를 협의하고, 지역 공급망 민관협의체를 신속히 구성하겠다.”
―산업 전환과 함께 대중교통·의료·돌봄 등 시민의 기본 삶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2024년 시내버스 노선 개편 이후 이어진 시민 불편을 어떻게 해소하고 울산 대중교통체계를 어떤 방향으로 바꿀 계획인가.
“울산에서 버스는 사실상 유일한 대중교통이다. 2024년 노선 개편이 효율성에 치우치면서 도심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불편이 발생했다. 이용률이 높은 폐선 노선을 복구하고 연말까지 가능한 주요 노선을 되살리겠다. 하반기에는 노선 조정 효과와 시민·업계·전문가 의견을 분석해 노선을 추가 확충하고 버스중앙차로 도입도 검토하겠다. 장기적으로는 울산교통공사를 설립해 공영제로 전환하되 도시철도와 트램 등은 경제성과 시민 편익을 따져 결정하겠다.”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울산에만 국립대병원이나 지방의료원이 없고 분만·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인력도 부족하다. 어린이 의료 수요가 큰 북구 송정동에 ‘어린이 치료 특화 울산의료원’을 추진하겠다. 병상 수와 진료 과목은 추진 과정에서 조정할 수 있다. 단계별 로드맵과 추진위원회를 마련하고 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요구하겠다. 예산과 전문의 확보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울산에 필요한 시설인 만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겠다.”
―청년이 울산에서 교육받고 원하는 직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어떤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 계획인가. 임기 말까지 청년고용이나 인구와 관련한 목표도 있나.
“산업과 교통, 의료, 문화정책은 모두 청년 문제와 연결된다. 산업 AX 실증단지와 대학 계약학과를 통해 AI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올해 하반기에는 ‘창업허브 서울-울산센터’를 설치해 울산 청년을 서울과 해외 기업·인력망에 연결하겠다. 특정 인구 수치를 제시하기보다 청년이 울산에서 교육받고 양질의 일자리를 얻으며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
―부울경 행정통합 과정에서 울산이 부산의 배후 생산도시로 머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울산의 산업적 주도권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부울경은 하나의 교통권과 경제권, 문화권으로 협력해야 한다. 울산의 AI 데이터센터·수소모빌리티·전고체 배터리와 부산의 항만·물류, 경남의 우주항공·방산·SMR을 연결하면 각 지역의 강점을 살린 미래 산업권을 만들 수 있다. 울산의 산업 AX 실증과 부유식 해상풍력, 동북아 에너지 물류 허브도 부산·경남과 협력하면 경쟁력이 커진다. 울산이 부산의 배후 생산도시가 아니라 초광역 미래산업의 핵심 거점이 되도록 하겠다.”
―신임 울산시장으로서 시민과 ‘일요신문i’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울산시장으로 취임하며 전국 최연소 광역자치단체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젊은 만큼 더 부지런히 뛰겠다. 공정하고 청렴한 행정 문화를 바탕으로 무너진 시민의 기본 삶을 다시 세우고 AI 대전환 시대를 한발 앞서 준비하겠다. 울산의 미래를 준비하면서 대한민국의 지역 주도 성장을 이끌겠다. 시민과 국민이 주인이라는 점을 늘 되새기며 겸손하고 치열하게 나아가겠다.”
김철준 기자 cj512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