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유튜브 ‘신용산객잔’ 양측 출연 설전…임성근 “형사처벌 받을 언행 안 해” 거듭 강조
5월 27일 오후 4시 일요신문 유튜브 <신용산객잔>에서 생중계 된 임 전 사단장과 김 변호사 대담에서 두 사람은 이 같이 주장했다. 언론에 처음 출연한 임 전 사단장은 그동안 논란이 돼 온 가슴장화 착용과 구명로비 의혹 등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본인 입장을 피력했다. 새롭게 거론된 사항들이 일부 있었으나, 김 변호사는 그렇더라도 수사 필요성은 변함없다고 못 박았다.

이날 임 전 사단장은 그간 수사기관 등에서 내세워 온 '작전통제권 없음' 논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채 해병이 급류에 휩쓸려 간 2023년 7월 19일 해병대 작전통제권은 육군 50사단에 있었으므로, 임 전 사단장 자신은 달리 방법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물론 그가 당시 부대에 몇몇 사항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는 지시나 명령이 아닌 지도와 교육 차원이었단 취지의 입장도 그대로였다.
임 전 사단장은 "작전통제권을 이양했던 지휘관으로서, 또 제가 사단장으로서 작전 '지도'를 하며 나온 언행 가운데 형사법적으로 책임질 요소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저는 '수중수색을 하지 마라' '5m 이상 이격해 작전하라'고 교육 시켰다"고 밝혔다.
그동안 계속 논란이 돼 온 '가슴장화'에 대해서도 처음 입을 열었다. 당시 해병대원들이 가슴장화를 착용했던 사실은 수중수색이 미리 계획돼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으로 번진 바 있다.
임 전 사단장은 "우리가 무엇을 지원해줄 수 있을 지를 논의하는 군수지원 회의가 이전부터 있었다"며 "장병들이 (산사태 등) 피해복구 작업을 하는데 (각종 구조물 등에서) 흙이 뚝뚝 떨어져 피복이 더러워지고, 피부가 상할 수 있다는 여단장 등의 의견이 있어서 가슴장화를 보급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제가 2022년도 (태풍) 힌남도 때도 가슴장화를 활용해 피해 복구 작전을 편 적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가장 토론이 격렬했던 지점은 박정훈 대령이 단장을 맡은 해병대수사단의 수사 절차였다. 임 전 사단장은 본인이 입건 된 자체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해병대수사단이 특정한 임 전 사단장 혐의는 크게 4가지였다. △호우 피해 복구 작전의 주요 임무가 실종자 수색임을 알고도 출동 당일 늦게 알려줌 △작전 투입 전 예하부대가 임무 수행에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하지 않음 △구명이나 안전 높이 등 안전 대책을 강구하도록 지시하지 않음 △작전 지도관 외적 자세 등에 대한 지적만 하고 안전 대책 관련 세부 지침 하달하지 않음 등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이 같은 혐의들은 허위사실이고, 해병대수사단이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입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정훈 대령 법률대리인 김정민 변호사는 "각 혐의가 허위사실이란 점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전부 수사 과정에서 진술로 나온 내용들"이라고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특히 "임 전 사단장이 '수색정찰 관련 (수변 근처로) 내려가서 해야 한다' 등 취지로 지휘했다는 다른 관계자 진술도 있었는데, 이 진술의 사실여부를 떠나 증언 자체가 나온 이상 입건은 불가피했다"면서 "수사 초기 단계에서 이런 진술들을 배척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임 전 사단장은 "만일 그렇더라면 제가 당사자인데 왜 저를 대상으로 그 부분을 직접 조사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김 변호사는 "해병대수사단이 초기 수사를 맡고 경찰에 넘기도록 한 법의 취지는 분명하다"며 "(해병대수사단이) 의심되는 모든 상황에 대해 일일이 진술을 받거나 꼼꼼히 체크함으로써 사실상 수사종결권을 행사하는 경우를 막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 해병 순직 직후 국군방첩사령부에서 박 대령을 찾아온 이야기도 거론됐다. 임 전 사단장은 "당시 방첩부대장이 박 대령에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사단장까지 처벌이 필요하다'는 얘길 했고, 박 대령이 그에 동의하면서 사실상 저를 향한 표적수사가 진행됐다"고 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어 "실제 제가 참고인 신분이었을 때 박 대령이 저를 찾아와 '(김계환) 사령관님 뜻'이라며 '작전통제권이 없어도 안전 및 책임 등과 관련된 사안이므로 면책을 주장하면, 직권남용 등으로 더 큰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었다"면서 "저는 사령관님 뜻이라고 하니 별도의 언급은 않았으나, 내심 '면책 주장 등을 못 하도록 내 입을 막는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를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 대령도 방첩사 쪽에 '(김계환) 사령관을 입건할 근거가 없다'고 항변했었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 수사보고를 받아보니 임 전 사단장에 불리한 진술들이 많이 나와 자연스럽게 입건했다"고 전했다.

구명로비 의혹을 둘러싼 대담도 오갔다. 우선 임 전 사단장은 '멋쟁해병'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 멤버이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계좌 관리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즈 대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멋쟁해병의 또 다른 멤버인 대통령경호처 출신 송 아무개 씨와는 비교적 가까운 사이라고 털어놓았다. 임 전 사단장은 "송 씨와는 2008년부터 알고 지내온 사이"라며 "통상 1년에 1∼2번, 가끔 그 이상 만나거나 연락을 주고받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 사회를 맡은 JTBC 앵커 출신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은 임 전 사단장에 '채 해병 사건으로 지위가 불안해졌을 때 송 씨와 연락한 적 있는지' '혹시 송 씨가 구명로비 주체였을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물었다.
임 전 사단장은 "통화목록을 보니 2023년 8월 말쯤 한 차례 통화한 기록은 있다"며 "그 외 송 씨가 제게 '몸 잘 챙기시라' 보낸 메시지에 제가 답변을 못한 적이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송 씨가 로비를 할 수 있는 정도 위치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에 김 변호사는 "이른바 대통령 격노설과 수사외압 등은 이미 거의 사실로 확인된 사항인데, 2023년 8월 9일 이종호 씨가 이 사안에 대통령이 끼어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의문"이라며 "매우 이례적인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2023년 8월 9일은 '멋쟁해병' 일원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와 김규현 변호사가 통화한 날이다. 이 전 대표가 김규현 변호사에 "임 사단장 사표 내면 안 된다. 내가 VIP한테 얘기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통화 녹취가 유출되며 구명로비 의혹이 확산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등에서 제 휴대폰 포렌식 조사도 이뤄졌으나 구명로비 의혹에 제가 관여한 부분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사회자가 '공수처는 임 전 사단장 휴대폰 비밀번호를 풀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한 데 대해선 "그렇긴 하지만 나올 부분은 대부분 나왔다고 평가한다"고 답변했다.
이날 임 전 사단장은 마무리 발언까지도 형사처벌 부당성을 강조했다.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채 상병에 대해 고인의 명복을 빌고 또 그 유가족 분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늘 간직하고 앞으로도 살아가겠습니다.김 변호사는 원칙과 상식을 강조하며 말을 마쳤다.
저는 여하한 경우를 떠나서 당시 지휘관으로서 하여튼 도의적 책임을 반드시 이렇게 감당하고 있고, 또 수사가 진행 중인데 어떠한 형사적으로 처벌이 있다고 해도 저는 달게 받으려는 자세를 가지고 수사에 임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까도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작전 통제권을 이양했던 지휘관으로서, 또 제가 사단장으로서 작전 지도를 하면서 행한 언행 중에 형사법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것들이 사실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늘 자리가 국민들에 진실이 다가가는 기회가 됐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사건은 순리대로 해결됐더라면 진즉 끝났어야 할 사건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뒤틀게 한 것은 대통령의 월권적인 경로 때문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한때 전우였던 사람들이 서로 할퀴고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박정훈 대령은 직무를 집행했던 사람이고, 직무 집행이 물론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임 전 사령관 등 입건은 불가피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고위직을 입건해라 마라 하는 자체는 국민 정서에도 법에도 안 맞습니다. 이런 사태가 결국 계엄 사태까지 잉태한 거 아닐까요. 국민 뜻을 거스르고 힘을 자랑하려다 이렇게 된 겁니다. 이제 이런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법과 원칙과 순리대로 모든 게 진행됐으면 좋겠습니다.이번 토론의 자세한 내용은 일요신문 유튜브 <신용산객잔>에서 다시 시청할 수 있다.
주현웅 기자 chescol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