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4개 자치구 공동 협약 체결에 마포구 반발, 주민들 서울시 일방 행정에 분통

서울시는 5월 16일 마포구를 제외한 종로구·중구·용산구·서대문구 등 4개 자치구와 함께 마포자원회수시설을 ‘시설 폐쇄 시’까지 공동 이용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시설 사용개시일부터 20년까지’를 내용으로 하는 기존 협약은 5월 31일 종료를 앞두고 있었다. 마포자원회수시설은 5개 자치구에서 나오는 생활폐기물을 하루 최대 750t까지 처리하는 시설이다.
마포구 주민들은 이번 협약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 A 씨는 “협약을 체결할 때 당사자가 모두 서명해야 하는 건 초등학생도 아는 상식”이라며 “서울시는 마포구를 논의에서 제외한 채 일방적으로 결과를 통보했다”고 비판했다. 소각장 문제는 지역 환경과 주민 건강에 중대한 부담을 지우기 때문에 마포구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마포 소각장과 관련한 서울시 일방 행정이 처음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생활폐기물을 소각 없이 매립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수도권은 2026년부터 생활 폐기물을 그대로 매립할 수 없다. 이에 서울시는 2023년 8월 마포구에 있는 기존 소각장 부지 안에 신규 소각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주민 B 씨는 “시가 부지 선정을 주민 동의 없이 기습적으로 발표했다”며 “이미 소각장이 있는 마포구에 희생하라고 강요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마포구와 서울시는 신규 소각장 설치를 두고 맞서왔다. 2024년 11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청래 의원이 민주당 소속 환경노동위원과 함께 마포 소각장 건립 예산을 삭감한 걸 비판했다. 오 시장은 “소각해야 할 쓰레기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국가적 과제인 자원회수시설을 막는 것이 국회의원이 할 짓이냐”며 날을 세웠다. 정청래 의원은 마포구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2024년 12월에는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두고 공방전이 벌어졌다. 마포구는 ‘서울 광역자원회수시설 건립사업’ 환경영향평가서(초안)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구는 “소각시설의 가동 상황에 따른 다이옥신의 예측․평가 등이 필요한데 서울시 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6~7월에 다이옥신을 포함한 9개 항목을 조사하고 예측ˑ평가했다”며 “다이옥신의 예측ˑ평가가 누락됐다는 마포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소각장을 둘러싼 서울시와 마포구 갈등을 지켜보던 주변 주민들은 시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 C 씨는 “서울시가 강동지구, 마곡지구 등 대규모 택지 개발을 추진하면서 소각장을 설치하지 않고 쓰레기 문제를 차일피일 미루는 등 안일한 행정을 했다”며 “지금의 갈등이 서울시의 행정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꼬집었다. 주민 D 씨는 “같은 서울 시민인데 우리만 왕따 당하는 기분이 든다”고 토로했다.
정치권을 향한 주민들 불신도 팽배했다. 주민 박상은(41) 씨는 “정치인들이 선제적으로 문제에 대응해야 하는데 주민들이 시위하고 문자를 보내면 그때서야 움직이는 거 같다”며 “실질적인 결과는 내지 못하면서 보여주기식으로 정치한다”고 말했다.
6월 9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의 ‘2024회계연도 결산검사의견서’엔 “마포에 건립 중인 자원회수시설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절차상 문제를 사전에 면밀하게 점검할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주민들은 즉각 반발하며 마포구를 선거구로 두고 있는 시의원이 적극 반대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기덕 시의원은 6월 11일 통화에서 “결산검사는 서울시의회가 아닌 서울시 재무국 담당 업무라 해당 내용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각장을 둘러싼 서울시와 마포구 충돌이 장기화하는 양상이지만 주민들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성은경 마포추가소각장백지화투쟁본부 위원장은 “3년 동안 위원장으로 활동했는데 서울시의 행동에 달라진 게 없다”면서 “소각장 설치를 백지화할 때까지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은서 인턴기자 euntto01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