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10억 원 넘는 규모 추정, 행안부에 등록한 기록 없어…부방대 재무처장 “요즘 활동 안한다”

‘촬영 특공대’도 운영했다. 스마트폰으로 온종일 투표소 입구를 찍는다. 투표소에 들어가는 사람들을 촬영하면 자동으로 투표자 수를 셈하는 자체 제작 앱을 사용한다. 부방대는 ‘촬영 특공대’ 참가자들에게 선관위 직원과 경찰 대응 방법에 대한 교육 자료를 배포했다. 선관위는 현행법상 이들을 사전에 제지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대선 때 부방대의 선거 방해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관련기사 [단독] 부정선거 음모론자들 21대 대선 투·개표장 침투 계획 포착).
우려는 현실이 됐다. 전국 곳곳에서 부방대를 비롯한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단체들이 선거 방해 행위를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원로 목사가 이끄는 자유마을 회원들은 투표소 앞에서 인원을 셌다. 부방대 회원들은 투표소 안에서 감시 활동을 했다. 이들은 단체대화방에 ‘중국인으로 보이는 유권자가 있다’는 등의 음모론을 퍼뜨렸다.
투표함 봉인지 서명 가이드라인을 두고 공무원들과 충돌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6월 2일 투표함을 훼손하고 투표소 내에서 소란을 벌인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황 전 총리와 부방대 회원 등을 서울 방배경찰서에 고발했다.
부방대는 앞서의 선거방해 행위를 투쟁으로 규정, 자금을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후원금 모집에 나섰다. CBS노컷뉴스에 따르면 2월 20일 이들은 서울중앙지법 앞 부방대 집회 천막에 ‘부방대 후원금 농협중앙회’ 계좌번호가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기부금을 걷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부방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 측에 현수막에 게시된 계좌로 회원이 아닌 사람한테서 모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기부금 모집 단체 등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자체가 아닌 행정안전부에 등록하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했다. 부방대가 걷는 기부금 규모가 10억 원 초과라는 점을 짐작하게 한다.
부방대는 계속 후원금을 모금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탄핵 정국과 대선 기간에 후원금과 회비 납부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부방대는 5월 22일 문자메시지에서 “보내주신 회비, 후원금에 대해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며 “모두가 어렵지만 최소한의 기본적인 회원의 회비(3만 원)을 납부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격려하는 마음으로 후원금도 보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문자에는 ‘회비 납부’용 계좌번호도 있었다. 회원이 아닌 사람도 보낼 수 있는 계좌번호였다. 홈페이지에도 누구나 돈을 보낼 수 있는 ‘회비 납부’용 계좌번호가 있었다. 반면 인재위원회 회의록이나 부방대 간부 교육 발표자료 등은 회원가입을 해야 볼 수 있었다. 부방대가 ‘회비’에 대해서만 회원과 비회원을 구분하지 않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회비 정산 관련 자료도 찾아볼 수 없었다.
회원과 비회원을 나누는 정관도 없었다. 2023년 2월 대법원은 단체 ‘소속원’이 납부한 돈은 기부금품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정관에 따라 후원회원 자격을 얻은 회원들로부터 납부받은 금원은 기부금품법의 규율 대상인 ‘기부금품’에서 제외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정관이라는 명시된 기준에 따라 회원가입한 다음 납부한 회비만 기부금품법에서 제외되는 셈이다.

이희숙 재단법인 동천 상임변호사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 기고한 글에서 △정관 등에 회원 규정을 두고 있는지 살필 것 △회원에게 정관 등에 따른 권리·의무를 안내하고 가입 절차를 완료할 것 △회원에게 단체 재정 운영, 활동 등을 수시로 공유하며 회원의 참여를 강화할 것 등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부방대는 회원가입 때도 정관을 제공하지 않았다. 태어난 해와 주소만 입력하면 가입이 가능했다.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던 기부금 모집 단체 등록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행안부는 일요신문에 부방대 이름으로 기부금품 모집 등록을 한 단체는 없다고 했다. 부방대 전신인 ‘부정선거방지대’와 ‘선거정의국민연대’에 대해서도 ‘모집 등록한 단체는 없다’고 했다. 관할 지자체인 서울시도 등록되지 않았다고 했다. 2022년 이후 깜깜이로 기부금을 모금해 사용했던 셈이다.
등록하지 않은 상태로 기부금을 모집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모금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기부금은 기부자에게 반환된다. 기부자는 기부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주무 부처인 행안부는 적극적으로 미등록 단체를 적발하고 감시하는 것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부문화 활성화라는 제도 도입 취지를 훼손할 수 있어서다. 그래서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 협조하는 식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요신문은 부방대 측에 문자와 전화로 입장을 물었다. 후원금 독려 메시지를 보낸 서울시 부방대 상임위원장 김 아무개 씨는 “(기부금에 대해서는) 나는 모른다”고 했다. 부방대 재무처장 김 아무개 씨는 “요즘 활동을 안 하고 있다”고 답했다. 황교안 전 총리에게 전화와 문자로 입장을 물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