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사무감사 중 위원장 동의 아래 진행된 촬영 제지…“의정활동 방해이자 언론자유 침해”

출입기자단은 성명에서 “행감을 촬영하던 기자에게 사무과장이 고성으로 압박했고, 옆에서 이를 지켜본 행감특위 위원장이 ‘내가 촬영을 허락한 것’이라며 강력히 항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무과장은 고압적인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논란의 중심이 된 ‘2025년 행정사무감사 요구자료’는 집행부가 작성한 공개 문서로, 해당 자료는 취재를 위해 이미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사무과장은 “행감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촬영을 금지했고, 위원장의 수차례 제지에도 불응했다.
특히 기자단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오해나 절차상의 문제를 넘어서, 지방의회의 기본 원칙인 회의 공개와 언론의 자유로운 취재권을 정면으로 침해한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양평군의회 회의 규칙 제81조는 회의가 비공개로 결정되지 않은 이상 등록된 기자의 녹음·촬영·중계를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며, 위원회 조례와 행정사무감사 관련 조례 또한 공개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기자단은 “사무과장이 의원의 의정활동과 기자의 정당한 취재를 동시에 방해한 전례 없는 사건”이라며 “공개된 회의장에서 자료 촬영을 막은 행위는 근거 없는 월권이며, 그 과정에서 위원장의 직무를 무시한 것도 중대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한 사후 해명 과정에서 사무과장과 의사팀장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법’을 취재 제지의 근거로 들었다는 점에 대해 “정보공개법의 자의적 해석이자 법 취지를 심각히 왜곡한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양평군의회 의장은 사건 직후 기자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나, 기자단은 성명에서 “사무과장이 총괄하는 의회 사무과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으며, 향후 유사 사례 재발 가능성까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기자단은 양평군의회에 다음 세 가지를 공식 질의하며 빠른 답변을 촉구했다.
첫째, 사무과장의 취재 제지가 어떤 규정에 근거한 것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둘째,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관련 규정에 따른 의사진행 시스템의 개선을 요구한다.
셋째, 이번 사태가 정치적 의도나 직무 미숙에 기반한 것이라면, 향후 교육과 연찬을 통해 시정할 것을 촉구한다.
이번 사건은 지방의회의 투명성과 언론의 자유, 의정 활동의 독립성이라는 세 가지 가치가 충돌한 사건으로, 양평군의회가 어떤 입장을 내놓고 제도적 개선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성 명 서
고압적 태도로 정당한 취재 방해한 양평군의회 사무과장에게 엄중한 책임 묻는다
유대원 양평군의회 사무과장은 지난 6월 12일 양평군의회 제309회 제1차 정례회의 3일차 행정사무감사(이하 행감)에서 별다른 사정이나 특별한 이유도 없이 기자의 정당한 취재행위를 하지 못하게 압박했다.
더구나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의 제지와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의회 사무과장은 기자에게 목소리를 높이는 고압적인 태도와 시종일관 흥분된 어조로 취재행위를 막아서는 등 전혀 납득이 안 되는 행동을 했다. 사무과장의 회의장 안에서의 비상식적인 행동과 난폭한 언사에 대해 즉각 공개적인 사과와 함께 양평군의회에 엄중한 책임을 묻는다.
이번 사태는 오전 행감을 마치고 행감특위 위원장이 중식을 위해 행감을 중지한 직후에 일어났다. 행감이 시작된 오전 10시부터 행감을 취재 중이던 기자는 회의장 내 위원들과 집행부 및 의회 사무과 직원들이 하나둘 퇴장하는 무렵 여현정 위원장에게 다가가 평생학습과 소관의 ‘양평도서관 물빛극장 대관 현황’에 대한 추가 취재를 이어가던 중이었다.
여 위원장은 행감에서 지난해 12월 물빛극장 대관 중 ‘늘봄부모학교 학부모 연수’와 ‘늘봄부모학교 늘봄파티’에 대해 질의하고, 세부 자료 제출을 집행부에 요청했다. 최근 보수 성향 교육단체 ‘리박스쿨’과 관련된 강사들이 전국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 수업 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등 논란이 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여 위원장은 ‘리박스쿨’로 인해 국민 불안을 초래하고 있는 늘봄학교 정책 관련 행사가 양평도서관 물빛극장에서 열린 사유에 대해 질의한 것이다.
이에 기자는 여 위원장에게 이에 대한 추가 취재를 이어갔고, 위원장의 안내로 위원장석으로 이동해 ‘2025년 행정사무감사 요구자료’ 책자의 물빛극장 대관 현황이 나온 페이지 한 장을 촬영하고 있었다. 그때 의회 사무과장이 기자와 위원장이 있는 곳으로 와 느닷없이 촬영을 제지하기 시작했다. 사무과장이 촬영을 막으면서 한 말은 “행감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촬영하면 안 된다”라는 게 전부였고, 처음부터 고성에 매우 위압적인 태도였다. 바로 옆에서 기자와 함께 있던 여 위원장이 사무과장에게 “내가 촬영을 허락한 것이다,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라고 항의하는 일까지 벌어졌음에도 사무과장의 고압적인 태도는 시종일관 막무가내였다. 회의장 안에서 촬영할 수 있는 범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도 사무과장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집행부가 제작한 ‘2025년 행정사무감사 요구자료’를 기자들에게 제공한 것은 그것이 대외비가 아닌 공개된 책자여서다. 더욱이 양평군의회 회의 규칙은 ‘회의를 공개하지 아니하기로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의장 또는 위원장은 의회에 등록된 기자에 한하여 회의장 안(본회의장은 방청석에 한한다)에서의 녹음·녹화·촬영 및 중계방송을 허용할 수 있다’(제81조 1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양평군의회 위원회 조례는 ‘위원장은 위원회를 대표하고, 위원회의 업무를 총괄한다’(제4조 4항)라고 되어 있다. 행감특위 위원장의 거듭된 경고를 했음에도 아랑곳없이 자신의 태도를 굽히지 않은 사무과장의 언행은 위원장의 업무에 대한 심각한 의정활동 방해로도 볼 수 있는 사안이다.
이와 함께 양평군의회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는 ‘감사 또는 조사는 공개한다’(제11조)라고 규정해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만, ‘감사위원회의 의결로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이번 행감에서 위원들이 비공개를 의결한 바가 전혀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행정권의 작용에 속하는 국가의 사무를 각 지방의회가 감독하는 일이 행정사무감사의 정의다. 이번 일은 지방의원의 이 같은 의정활동을 뒷받침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의회 사무과장이 되레 조례·규칙·규정·지침을 막론하여 어떠한 근거도 없이 정당한 취재 활동을 가로막고, 의원의 업무를 방해한 전례 없는 사건이다.
양평군의회 의장은 이번 일이 일어난 뒤 취재를 방해당한 해당 기자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뜻밖의 상황이 의회 사무과를 총괄하는 자에 의해 벌어졌고, 앞으로도 유사한 사례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 만큼 양평군출입기자협(의)회를 포함한 양평군 출입기자단은 다음과 같이 공식적으로 질의하며, 양평군의회 의장과 사무과장의 명확한 입장과 조속한 답변을 요구한다.
첫째, 양평군의회 사무과장이 지난 6월 12일 취재 제지 및 행감특위 위원장의 의정활동을 방해한 행위는 양평군의회의 어떤 조례·규칙·규정·지침에 의한 것인가?
사무과장과 의사팀장은 취재를 방해한 이후 해당 기자에게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 제9조를 근거로 제시한 바 있으나, 이는 사후 명분 마련을 의도하기 위한 억지일 뿐만 아니라 정보공개법의 비공개 대상 정보 조항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등 법 제정의 목적을 심각하게 오도한 것이다.
둘째, 기자의 정당한 취재 활동을 방해하고 제지한 군의회 사무과장의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및 관련 조례와 규칙에 입각한 의사진행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을 요구한다.
셋째, 이번 일이 혹여 소수당 소속 행감특위 위원장에 대한 양평군의회 사무과장의 그릇된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이 아니었기를 바라며, 사무과장을 비롯한 일부 담당 직원들의 업무 숙지 미숙으로 비롯된 일이라면 향후 업무 연찬 등을 통해서라도 이를 바로잡아가기를 요구한다.
2025. 6. 25.
양평군 출입기자단 일동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