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즐겁게 하는 해학과 풍자의 탈놀이

특히 하회별신굿탈놀이에 쓰여 온 안동 하회탈과 병산탈은 고려 중기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탈놀이 가면이다. 하회마을 하회탈과 이웃 병산마을 병산탈의 원본은 1964년 국보(안동 하회탈 및 병산탈)로 지정된 바 있다. 원본 하회탈은 주지(2개), 각시, 중, 양반, 선비, 초랭이, 이매, 부네, 백정, 할미 탈 등 10종 11개가 전해지며, 병산탈은 총각, 별채, 떡다리 탈 등이 있었다고 하나 분실되어 현재 대감, 양반 탈 2개가 남아 있다.

“허도령이 꿈에 신으로부터 탈의 제작을 명받게 된다. 그는 작업장에 외부인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금줄을 치고 목욕재계하여 전심전력으로 탈을 만들어간다. 그러던 중 그를 사모하던 한 여인이 애인의 얼굴이라도 보려고 몰래 휘장에 구멍을 뚫고 허도령의 작업을 엿본다. 이 일로 부정을 탄 허도령은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고 숨지고 만다. 그 후 마을에서는 허도령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매년 서낭당 근처에 단을 지어 제를 올렸다.”
하회탈 중 10번째인 이매탈은 턱이 없는 미완성의 모습인데, 그 이유는 허도령이 미처 작업을 마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탈놀이 등장인물로는 주지승·각시·중·양반·선비·초랭이·이매·부네(婦女)·백정·할미 등이 있다. 파계승에 대한 비웃음과 양반에 대한 신랄한 풍자·해학 등이 대사의 주내용이다. 탈놀이의 반주는 꽹과리가 중심이 되는 풍물꾼이 하며, 즉흥적이고 일상적인 동작에 약간의 율동을 섞은 춤사위로 이루어진다.
탈놀이는 각시의 무동마당으로 시작된다. 서낭신의 대역인 각시 광대가 각시탈을 얼굴에 쓰고 무동(목말)을 탄 채 걷고 춤을 추며 신명을 풀어낸다. 신이기 때문에 땅을 밟지 않는 것이다. 광대들은 마을사람들을 상대로 걸립(재주를 부리고 곡식 등을 구하는 일)을 하고 명과 복을 주는 과정을 연행한다. 뒤이은 주지마당, 백정마당 등 다섯 마당은 신을 즐겁게 하기 위해 서낭신에게 봉헌하는 탈놀이라 할 수 있다. 이어지는 혼례마당에서는 서낭 각시의 혼례식을 올리는데 동네사람들 중 아들을 원하는 사람이 선비탈을 쓰고 신랑 역을 맡았다고 한다. 신과의 결혼에 의하여 마을공동체의 풍요다산을 기원한 것이다.

하회탈에서 주지탈은 악귀를 내쫓는 벽사탈이고, 나머지 탈들은 인간의 얼굴을 표현한 예능탈이라 할 수 있다. 표정은 양반탈처럼 실눈의 웃는 탈과 선비탈과 같은 고리눈의 성난 탈로 양분된다. 놀이에 사용되는 탈은 주로 버드나무로 만들었으며 옻칠과 안료를 두세 겹 칠해 정교한 색을 내었다. 특히 양반, 선비, 중, 백정의 탈은 턱이 따로 조각되어 있어서, 아래턱을 노끈으로 달아 놀이할 때 움직이게 함으로써 생동감을 주도록 되어 있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우리나라 가면극의 발생과 기원을 밝히는 데 귀중한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1980년 국가무형유산 목록에 올랐으며, 별신굿탈놀이의 원형을 재연하는 데 공로가 컸던 고 이창희 선생이 초대 예능보유자(각시 역)로 활동했다. 현재는 이상호(백정 역), 김춘택(할미 역), 임형규(초랭이, 상쇠 역) 하회별신굿탈놀이 보유자와 (사)국가무형유산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를 중심으로 전승 및 공연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자료 협조=국가유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