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강 파생 품목 가전·자동차 높은 관세 유지…한국 철강업계 '사면초가'
- 포스코·현대제철, 최근 경영 악화와 시장 침체 여파…생산설비 폐쇄 등 조치 잇달아
- 정부 차원 체계적 지원·관심 필요한 시점…목소리 나와

다행이 추가 상호 관세의 위협은 피했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은 철강업계는 이미 역대 초고율 관세 부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내 입지에 타격이 불가피한 모양새다.
최근 국내 철강업계의 어려움은 단순히 관세 인상 때문만이 아니다. 지속된 고금리와 경기 침체, 그리고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가 장기간 철강 산업을 짓누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철강 파생 품목이라고 할 수 있는 가전과 자동차에도 높은 관세를 유지하면서, 한국 철강업계는 사면초가에 내몰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철강 수출액은 15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감소했고, 올해 5월 대미 철강 수출액은 3억 27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6.3% 감소했다.
업계 전문가들 "국내 철강업계가 수출에 의존하는 구조인 데다, 세계 경기 둔화와 각국의 보호무역 강화가 겹치면서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 철강업계 대표 기업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도 최근 경영 악화와 시장 침체의 여파로 생산설비 폐쇄와 휴업 등 대응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는 1제강 공장과 1선재 공장의 폐쇄를 단행했다. 현대제철 역시 최근 포항2공장 무기한 휴업을 결정했으며, 포항1공장 중기사업부까지 오는 11월에 가동 중단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이들 대기업과 긴밀히 협력하던 중소 철강업체들 역시 연쇄적으로 실적 악화와 경영 위기에 직면하는 등 업계 전반에 어려움이 확산되고 있다.
- 주요국들, 철강산업 정부 차원 다양한 지원책 적극 펼쳐
이처럼 대외 악재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주요국들은 철강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인식하고 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글로벌 인프라 건설 '일대일로(一带一路)' 정책으로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국의 인프라 수요를 겨냥한 철강 수출을 확대하고, 현지 합작공장 설립과 기술 이전 등으로 시장 진출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은 국내 과잉 생산 문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자국 철강 기업들을 위해 설비 투자와 신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는 중이다. 특히 일본은 올해 철강 생산을 위한 전기로 전환 보조금으로 2514억 엔을 추진하겠다고 결정하며, 국가 차원의 고급강 생산 체제 구체화를 도모했다.
또한 최근 일본 총리가 직접 미국 대통령에게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와 관련해 11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며, 인수 성사를 위한 적극적인 외교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철강업계에 대한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나 세제 혜택 등 실질적인 지원이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철강 산업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