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습관 나쁘면 고혈압·당뇨 등 질병 위험 증가…하루 7~8시간이 최적, 장시간 낮잠도 위험

하지만 과연 적게 자도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최근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렇지는 않은 듯하다. 놀라운 사실은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하루 수면 시간이 평균 7시간 미만이면 되레 조기 사망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와 관련, 영국 ‘데일리메일’은 심장병, 비만, 조기 사망 위험이 각각 83%, 82%, 40% 증가한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이밖에 수면 부족인 사람들은 우울증에 걸릴 위험은 14%, 불안장애 위험은 108% 증가하며, 뇌졸중 위험도 12% 증가한다. 또한 고혈압 위험은 29%, 당뇨병 위험은 23%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잠을 너무 많이 잘 경우에도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이 경우 역시 조기 사망 위험은 증가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하루 9시간 이상 잘 경우 조기 사망 위험은 74%, 뇌졸중 위험은 12%, 비만 위험은 3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발표된 40개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 역시 비슷했다. 수면 시간이 매우 짧거나, 혹은 매우 긴 사람의 경우 하루 평균 약 7시간 정도 자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더 높았다. 매일 4시간에서 6시간 정도 수면을 취하는 경우 사망 위험이 4~6% 증가하고, 8시간 잘 경우에는 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9시간은 13%, 10시간은 25%, 11시간은 38% 증가했다.

그런가 하면 2022년, 중국 과학자들은 하루 5시간 미만 잠을 자는 사람은 어떤 원인이든 사망할 확률이 40% 더 높아지고, 하루 9시간 이상 잠을 자는 사람은 어떤 원인이든 사망할 확률이 74% 이상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요컨대 수면 시간과 사망률 사이에는 U자형 관계가 있었다. 하루 7시간 수면을 취할 때 위험이 가장 낮았고, 잠을 너무 적게 자거나 너무 많이 잘 경우에는 심장 질환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미국 버지니아주의 수면 전문 신경과 전문의인 크리스 윈터 박사는 수면 부족과 심장 질환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아마도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잠을 너무 적게 자거나(수면 시간이 짧거나), 너무 많이 자면(수면 시간이 길거나) 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심박수가 증가하고, 고혈압 증상이 나타나며, 스트레스 수치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수면 부족은 체내 염증을 유발한다. 이는 심혈관 질환, 뇌졸중, 치매, 류머티즘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 질환의 위험 요인이다.
또한 잠을 너무 적게 자거나, 많이 자면 체중과 신진대사에도 영향을 미친다. 식습관이 나빠지고, 호르몬 변화로 인해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배스 프레이트스 박사는 “대부분의 사람은 체중 관리와 건강한 심장을 위해 운동과 식단에 집중한다. 반면, 수면에 집중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면 시간은 하루 7~9시간 유지하는 게 좋다. 그렇게 하면 결국 칼로리 소비 감소와 체중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추천했다.
미국 심장학회저널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는 고혈압, 제2형 당뇨병, 심장병, 뇌졸중 병력이 있는 중년 성인이 하루 6시간보다 잠을 더 적게 잘 경우, 암과 조기 사망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고혈압, 당뇨병, 심장 질환 및 뇌졸중 병력이 있는 20~74세 사이의 성인 16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2016년 말까지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추적했으며, 이 기간 동안 사망한 사람은 512명이었다. 이 가운데 3분의 1은 심장마비나 뇌졸중으로, 4분의 1은 암으로 사망했다. 고혈압이나 당뇨 환자 가운데 6시간보다 잠을 적게 자는 경우, 이보다 더 오래 잠을 자는 사람들에 비해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으로 사망할 위험은 두 배 더 높았다. 또한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병력이 있는 사람이 6시간 미만으로 잘 경우, 암으로 사망할 위험은 세 배 더 높았다.
지난해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수면 부족 또는 과도한 수면이 뇌졸중 위험을 다섯 배나 높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시카고 노스웨스턴대 의과대학의 생체리듬 및 수면의학센터 소장인 필리스 지 박사는 CNN 인터뷰에서 “수면 부족은 잠잘 때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혈압 강하를 방해하고,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뇌졸중 및 심혈관 질환의 중요한 위험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낮잠 습관이 조기 사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보스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연구팀이 평균 연령 63세인 성인 8만 6000명의 건강 상태를 11년 동안 추적한 결과에 따르면, 특정한 낮잠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조기 사망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조기 사망 위험을 부르는 습관으로는 △30분 이상 낮잠을 자주 자는 경우 △정오~이른 오후 사이에 낮잠을 자는 경우 △낮잠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경우 등 세 가지다.
이 연구는 약 9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연구진은 나이, 성별, 체중, 흡연, 음주 습관, 수면 시간 등의 변수를 고려했음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연관성이 유지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세 가지 낮잠 습관(장시간 낮잠, 정오~이른 오후 낮잠, 불규칙한 낮잠 시간)이 조기 사망과 관련이 있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먼저 낮잠을 길게 자거나, 혹은 낮잠 시간이 불규칙하다는 의미는 기저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또한 이런 수면 패턴은 신체의 자연적인 생체 리듬을 깨뜨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낮잠의 위험성을 경고한 연구 결과는 또 있다. 가령 올해 초 발표된 한 연구는 낮잠을 오래 잘 경우 뇌졸중 위험이 약 25% 증가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단시간 수면 증후군이란? 인구의 0.5%만 행운 타고나
흔히들 매일 최소 7시간은 잠을 자야 건강에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일 3시간만 자면서도 건강하게 생활하는 극소수의 사람들이 있다. 인구의 약 0.5%에 해당하는 사람들로, 이들이 이렇게 잠을 거의 자지 않고도 정상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희귀한 유전적 변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잠을 적게 자도 하루 종일 눈이 반짝이고 활기가 넘친다. 심지어 낮잠을 자거나, 주말에 몰아서 잠을 자지도 않는다. 이런 특성을 가리켜 ‘단시간 수면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사람이 이런 행운(?)을 타고났을까.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신경과학자인 잉-후이 푸 박사는 ‘네이처’ 인터뷰에서 “우리 몸은 잠이 든 후에도 계속 활동하면서 스스로를 해독하고, 손상을 복구한다. 그런데 ‘단시간 수면 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몸에서는 잠자는 동안 일반적인 사람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에서 이런 활동이 이뤄진다”라고 설명했다.
2000년대 초부터 연구를 시작한 푸 교수 연구팀은 하루 6시간 이하 수면으로도 생활이 가능한 사람들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리고 그 결과, 지금까지 이 형질과 관련된 4개 유전자에서 5개의 변이를 발견했다. 이 가운데 하나는 ‘생체 리듬’, 즉 수면-각성 주기를 조절하는 ‘체내 시계’를 조절하는 유전자였다.
연구팀은 하루 평균 6.3시간씩 잠을 자는 선천적인 단시간 수면자의 유전자(SIK3)에서 새로운 변이를 찾아냈다. 일반적인 쥐들은 하루에 12시간 동안 잠을 자는 반면, 이런 유전적 변이가 있는 쥐는 이보다 약 31분 더 적게 잤다. 연구진은 이 유전적 변이가 뇌의 자기 조절 능력과 안정적인 환경을 유지하는 능력을 강화해 수면 시간을 단축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앞으로 이 연구가 수면 장애 치료법 개발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런 단기 수면은 일반 사람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 특히 노년기에 매일 5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할 경우, 만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20%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7864명의 영국인을 대상으로 50세, 60세, 70세의 주중 평균 수면 시간을 조사한 연구진은 이들 가운데 누가 제2형 당뇨병, 심장질환 또는 치매 등 13가지 만성 질환 가운데 하나라도 걸렸는지를 25년에 걸쳐 추적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50세의 경우, 수면 시간이 5시간 이하인 사람은 7시간 자는 사람에 비해 13가지 만성 질환 가운데 하나 이상을 앓을 확률이 2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질환에 걸릴 위험도 더 컸다. 이는 노년에 병원에 입원하거나, 혹은 장애를 앓을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