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제기 의사 밝혀
[일요신문] 26년간 국내에서 최장기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된 브니엘학교의 정상화와 관련해 관할 부산시교육청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부산시교육청이 학교법인 정관을 위반해 정이사를 선임한 뒤, 사법부에 의해 그 처분이 배척되는 등 행정권 신뢰가 훼손됐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정근 전 이사장 측에 따르면 2012년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심의·의결 및 부산시교육청의 승인으로 정 전 이사장을 포함한 총 12명의 이사가 선임됐으나, 설립자 박성기 씨 측에서 ‘정관상 이사 7인 선임 규정 위반’을 이유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부산시교육청이 법원에서 패소하면서 브니엘학교가 장기간 임시이사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8월 8일 정근 전 이사장 측은 브니엘학교를 운영하는 과정에 부담한 선결채권 해소 여부를 8월말까지 답변해달라고 요청하는 고충민원을 부산교육청에 제출했다. 이 문서에서 정 전 이사장 측은 지난 20년간 임시이사 체제와 반복되는 소송 과정에서 빚어진 정상화 지연으로 150억 원대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만족할 만한 답변이 없을 경우 관할 부산교육청을 상대로 국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적시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교육청은 8월 28일 보내온 답변에서 “2012년 학교법인 이사 선임은 적법한 절차였으며, 사립학교법 및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심의·의결에 따라 진행됐다”고 해명하며 관할 교육청엔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근 전 이사장 측은 이 같은 부산시교육청의 답변이 2016년 대법원의 판결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반박했다.
대법원은 지난 2016년 3월 24일 “‘학교법인의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사회에서 이사 선임이 이루어져야 하며, 유효한 정관상의 이사정수 규정(7인)을 위반한 12인 이사 선임 및 그에 기초한 행정처분은 사립학교법 제20조 제1항에 따라 위법하다”는 항소심의 판결에 불복해 신청한 관할 부산교육청의 상고를 기각한 바 있다.
2002년 정원식 전 총리, 최용명 이사장, 김우식 이사장에 이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브니엘학교를 운영하던 정근 이사장은 당시 학교법인 운영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사 수를 7명에서 12명을 늘리는 정관을 변경했다.
이후 대법원은 2010년 10월 ‘임시이사는 정이사를 선임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려 정원식 전 총리에서 정근 이사장에 이르기까지 정이사들이 무효화됐고, 이 과정에 변경된 정관 자체도 무효처리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부산시교육청은 대법원의 이 판결 이후 브니엘 학교법인의 임시이사를 7명으로 유지하고 있다.
정근 전 이사장은 해당 판결을 근거로, 부산시교육청이 절차상 중대한 위법을 범했으며, 임시이사 임명 및 승인 과정에서 관할청의 과실이 인정됨에 따라 국가배상청구 요건(고의·과실, 손해, 인과관계)이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도 교육청이 사립학교법이나 정관을 위반해 행정처분에 중대한 하자가 인정된다면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브니엘학교는 설립자 박성기 씨의 부채(1999년)로 인한 재정난과 함께, 이사 선임 관련 소송 및 법적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정상적인 교육환경 유지에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에는 학생 극단적 선택 사례와 같은 심각한 사안까지 발생해 지역사회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2025년 12월 31일까지 선결부채 37억원 우선 변제 등 조건부 정상화 연장을 결정한 상태지만, 설립자 측의 부채 해결이 미뤄져 근본적인 구조개선, 행정 책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정근 전 이사장은 “2012년 당시 정이사 선임 시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위법하게 업무를 처리한 데 대해 부산시교육청이 아직까지 인정하지 않고 있어 매우 유감”이라며 “앞으로 학교 정상화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 부산시교육청의 책임 있는 자세와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