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상권 타격, 직원들 고용 불안, 입점주들 철수 고심…홈플러스 “직원들 인위해고 없이 전환 배치”

지난 3월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회생계획안에 4개 점포 매각과 16개 점포 폐점 계획을 담을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는 3월 14일 기자회견에서 “모두 다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임대료 협상 여파로 일부 매장의 폐점이 결정됐다. 홈플러스는 지난 5개월간 총 68개 임대점포를 대상으로 임대료 협상을 진행했는데, 50여 개 점포는 임대주 합의를 통해 조정됐다. 하지만 15개 점포는 임대료 조정에 실패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8월 23일 입장문을 통해 “해당 15개 점포는 합리적 수준으로 임대료를 조정하지 못할 경우 15개 점포의 연간 영업손실만 약 800억 원에 달해 회생에 큰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며 “회생 기반을 확보하고 10만 명의 직간접 근로자와 입점주 분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절박하고 부득이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임대료 조정이 결렬된 매장 중 △수원 원천 △대구 동촌 △부산 장림 △울산 북구 △인천 계산 등 5개 점포는 오는 11월 16일 문을 닫는다. △서울 시흥 △서울 가양 △일산 △안산 고잔 △화성 동탄 △천안 신방 △대전 문화 △전주 완산 △부산 감만 △울산 남구 등 나머지 10개 점포는 당초 내년 5월까지 순차적으로 폐점될 계획이었는데, 연말까지 정리하는 것으로 앞당겨졌다.
지난해 말 기준 126개에 달했던 홈플러스의 점포수는 오는 2027년까지 102개로 줄어들 전망이다. 임대료 협상 결렬로 인한 폐점 외에도 계약 만료, 재개발 등에 따른 폐점도 잇따르고 있다.
상권 약화 등 매장 폐점에 따른 후폭풍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대형마트 폐점이 주변 상권 매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1월과 12월 각각 폐점한 롯데마트 도봉점과 구로점의 반경 2km 상권 매출은 폐점 전보다 평균 5.3% 감소했다. 골목 상권은 매출액이 7.5%, 매출 건수는 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인천·울산 등 지역의 기초자치단체장들도 홈플러스 매장 폐점을 반대하고 있다.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은 홈플러스살리기 울산공동대책위원회가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폐점을 하게 되면 지역 공동화 현상과 슬럼화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정상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직원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MBK파트너스 인수 시기였던 2015년 9월 2만 6477명에서 2025년 2월 1만 9406명으로 26.7%가량 줄었다. 2025년 7월에는 1만 8775명으로 2월 대비 약 600명 감소했다.
최철한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사무국장은 “1개 점포당 800~900명의 외주·협력 직원들이 폐점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된다”며 “폐점 관련 노사 협의에 따라 퇴직 시 희망퇴직처럼 1년치 입금을 지급한다는 매뉴얼이 적용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퇴직 선택이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입점주들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서울 시흥점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A 씨는 “원상복구 비용 받지 않겠다는 것과 폐점 확정일로부터 3개월 전에 매장 철수와 관련해서 통보를 해주겠다는 내용 외에 공지는 없는 상태”라며 “폐점 소식으로 인해 매출에 타격을 입어서 버티기가 어려운 가운데, 미리 철수하는 경우에는 원상복구 비용 등 위약금을 물어줘야 하기 때문에 점주들 사이에서도 고민이 크다”고 밝혔다.
강경모 홈플러스입점협회 부회장은 “입점 시 인테리어 등 시설투자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에 대한 보상 가이드라인은 없는 상태”라며 “홈플러스가 점주들과 개별적으로 협의하겠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됐는데, 그 이후에 새로 나온 이야기는 없어서 점주들이 막연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회생 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이 성사될 때까지 고강도 자구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점포 폐점 외에도 무급 휴직제도 시행, 임원 급여 일부 반납 조처 등이 이뤄지고 있다. 또 오후 11시나 자정까지 운영해오던 모든 대형마트 점포의 영업시간을 운영비 절감을 위해 오후 10시로 단축한다.
서울회생법원이 지정한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9월 10일로 당초 기한이었던 7월 10일에서 두 달 연장된 상태다.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홈플러스가 제출 기한 연장을 신청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의 연장은 최대 1년 6개월까지 가능하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 관계자는 “원상복구 비용 보전 등 입점 철수와 관련해서 가이드라인과 공문을 점주들에게 보내고 있다”며 “직고용된 직원들의 경우 각 개인에게 고용안정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인위해고 없이 원하는 점포로 전환 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