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의혹으로 갈등 겪었지만 검찰 “증거 불충분” 불기소…가해자 “우연히 마주쳐 우발적 범행”

두 사람의 갈등이 10여 년 전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건의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빙상계에 따르면 A 씨는 고등학생 시절 당시 지도자였던 B 씨에게 지도를 받던 제자였다. 문제는 A 씨가 B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2014년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도자와 선수 간 특수한 지위를 악용해 미성년 선수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폭행했다’는 이유로 B 씨를 영구 제명 처분했다.
B 씨가 재심을 청구했지만, 연맹 1차 재심과 대한체육회 2차 재심 모두 영구제명을 유지했다. 당시 대한체육회는 B 씨의 위계에 의한 간음과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B 씨는 지도자 징계 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A 씨는 B 씨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및 상해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2016년 검찰은 B 씨의 강간과 상해 혐의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폭행 및 특수폭행 혐의만 인정한 검찰은 벌금 300만 원의 약식 명령을 내렸다.
검찰의 강간 및 상해 혐의 불기소 처분은 B 씨의 징계 수위에도 영향을 미쳤다. 당시 제정된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 32조에 따르면 '혐의에 대한 수사기관의 불기소 결정이 확정되었거나 법원의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징계를 감경하거나 해지 또는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법원 판결과 서울동부지방법원의 화해권고결정을 거쳐 2017년 B 씨의 징계는 영구제명에서 3년 자격정지로 최종 확정됐다.
B 씨는 징계 기간이 끝난 뒤 여러 대학교에서 빙상 코치로 활동해왔다. 이번에 사건이 발생한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는 지난해부터 개인지도자 자격으로 강습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 씨 측은 이번 사건을 우연에서 비롯된 우발적 범행으로 주장하고 있다. A 씨 측 변호사는 ‘일요신문i’와 통화에서 “A 씨가 평소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을 종종 찾았고, 사건 당일에도 방문했다가 지도자로 활동 중인 B 씨를 우연히 만나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또 사용한 흉기에 대해서도 “평소 호신용으로 소지하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범행 경위와 동기에 대해 아직 수사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원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언론에 보도된 범행 관련 내용은 빙상계와 대한체육회를 통해 전해진 것으로 확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경위와 동기는 수사 중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