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술과 함께 자주 먹으면 사망 위험 3배…국물 속 높은 염분이 뇌졸중·위암 발병 높여

피험자의 대부분은 최소 한 달에 한 번 이상 라멘을 먹고 있었고,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라멘을 먹고 있었다. 그리고 라멘을 자주 먹는 사람들일수록 대체로 연령이 낮은 남성이었고, 흡연과 음주를 하며 과체중인 경우가 많았다. 또한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비율도 높았다.
이후 연구진은 4년 반 동안 대상자를 추적 관찰했고,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에는 공식 사망 기록을 통해 사망 원인을 확인했다. 이 기간 동안 145명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100명은 암으로, 그리고 29명은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진은 ‘라멘 국물의 절반 이상을 마시고, 라멘을 자주 먹는 사람’일수록 사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결론 내렸다. 특히 주 3회 이상 라멘을 먹고 술을 마시는 사람은 라멘을 덜 자주 먹는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이 세 배 더 높았다.
이에 따라 라멘을 자주 섭취하는 70세 미만 남성의 사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높다고 결론지은 연구진은 가장 큰 원인으로 라멘 국물의 높은 염분을 꼽았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라멘과 라멘 국물은 염분 함량이 매우 높기 때문에 자주 먹을 경우 나트륨 과다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뇌졸중이나 위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를 곧바로 ‘라멘을 자주 먹으면 조기 사망한다’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사실 이 연구에서는 몇 가지 간과된 점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원인과 결과의 인과 관계를 확실히 증명할 수 없는 ‘관찰 연구’였다는 점, 그리고 기존의 건강 상태, 전반적인 식습관, 운동 습관 등 외부 요인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 조사에 사용된 ‘식사 일기’는 특정 시점의 식습관만 반영하며, 계절에 따라 먹는 음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도중에 의학적 이유로 식단을 바꾼 경우도 있다는 점, ‘라멘 한 그릇’의 양이나 내용물에 기준이 없다는 점, 라멘 이외에 함께 먹은 음식이나 운동 습관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는 점 등이 그렇다. 이 밖에도 만성 신장 질환이나 암과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지와 관련된 데이터 역시 부족했다는 점도 한계로 꼽혔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라멘을 적게 먹고, 특히 술과 함께 라멘을 먹을 때면 국물을 너무 많이 마시지 않아야 한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도한 염분 섭취는 건강을 악화하고 수명을 단축시키는 질환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과도한 염분 섭취는 고혈압의 주된 원인이 된다. 그리고 이는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고혈압은 대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매우 중요하며, 약물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에 따르면, 소금 섭취를 많이 할 경우 뇌졸중 위험은 23%, 심혈관 질환 위험은 14% 증가한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