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테크 수익원 ‘미술품 렌털’ 세무사 연계 탈세 조장 영업…다른 갤러리도 동일하게 운영돼”

A 씨에 따르면 아트버디 대표 B 씨는 서정아트센터, 갤러리K 등 다른 아트테크 갤러리 상품을 판매하다가 2022년경 아트버디 사업을 본격화했다. 아트버디는 월 0.8~1% 수익과 투자 원금 보장을 내세우며 미술품 투자자를 모았다. 아트버디는 투자자가 구매한 미술품을 병원에 임대하는 등 사업으로 수익을 내서 투자자에게 공유한다고 홍보했다. 또한 미술품을 갤러리에서 재매입하는 방식으로 투자 원금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아트테크 사기 의혹이 불거진 서정아트센터, 갤러리K 등 다른 갤러리들과 거의 같은 사업 구조였다.
아트버디 연 매출 규모는 2022년 26억 원에서 2023년 40억 원, 2024년 46억 원으로 증가했다. 아트버디는 팝 아티스트 낸시랭 개인전을 2023년 개최해 주목받았다. 아트버디는 2024년 1~2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김환기, 알렉스 카츠 등 유명 작가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아트버디는 2023년~2024년엔 제주 신화월드에서도 전시장을 운영했다.

아트버디는 지난 4월 중순 몇몇 미술품 투자자에겐 “서울지방국세청에서 불시 세무조사가 나왔다”며 “고객분들께 피해가 없도록 잘 대응하고 있으나, 금일 예정이었던 저작권료 지급은 부득이하게 미뤄지게 됐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B 씨는 지난 1월 공지문에서 “미술품은 원금을 보장하는 자산이 아니며 금융 상품도 아님을 지속적으로 판매 담당자들에게 안내했다”며 “불건전한 업체들과 차별화를 통해 더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기와 유사수신 등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B 씨는 과거 자신의 SNS에 ‘원금 보장’을 강조하며 아트테크 상품을 홍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법령에 따른 허가 없이 원금 이상 수익을 약정하면서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는 유사수신 행위는 불법이다. 2022년 9월 B 씨 인스타그램 게시글엔 “작품 가격의 112%로 갤러리에서 재매입하는 신개념 아트테크”라며 “빠르면 1년 이내, 늦어도 1년 후에 무조건 수익. 절대 손해 보고 싶지 않으신 분들께 추천한다”고 적혀 있다.
더군다나 아트버디에서 아트테크 구조의 주요 수익원으로 홍보한 미술품 렌털은 정상적인 사업이 아니었다. 아트버디 미술품 렌털 주요 수요층은 탈세를 목적으로 한 병원장 등 고소득 사업자들이었다.
아트버디는 미술품 렌털 비용은 사업 비용으로 회계 처리할 수 있다고 미술품 렌털 서비스를 홍보했다. 렌털 비용을 사업 비용으로 회계 처리하면 사업 소득이 적게 책정돼 절세가 가능하다는 식이었다. 개인 사업자의 경우 렌털 비용보다 절세 금액이 더 크다는 수치를 근거 자료로 제시하기도 했다.
렌털 서비스 영업 과정엔 세무사까지 동원됐다. 아트버디는 2022년 5월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세무사 100여 명과 제휴를 바탕으로 세무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며 “미술품 구매를 희망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세무사를 연계한 아트테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트버디 전직 직원 A 씨는 “아트버디에선 ‘세무사 자문을 받은 합법적인 절세 플랜’이라고 렌털 서비스를 설명했다”며 “아트버디는 사업 운영에 실패한 게 아니라 치밀하게 사기를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A 씨는 “서정아트센터에서도 미술품 렌털 서비스를 동일하게 운영했다”며 “소득 대비 사업 비용 처리가 너무 많으면 세무조사가 나오니까, 세무사를 동반해서 세무조사가 안 나오는 선에서 최대한 금액으로 비용 처리를 해줬다”고 말했다.
아트버디는 미술품 렌털 영업 과정에서 재매입도 유인책으로 활용했다. A 씨에 따르면 아트버디는 렌털 기간이 끝나면 미술품 소유권을 고객 개인에게 넘겨줬다. 그런 다음 아트버디는 해당 미술품을 90% 가격에 재매입했다. 렌털 고객 입장에선 미술품 렌털 비용을 법인 자금으로 내고, 미술품 매도 비용은 개인이 챙길 수 있는 셈이다.
아트버디는 사기, 유사수신 등 혐의로 투자자로부터 고소 당하는 와중에도 탈세 조장 영업을 계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트버디 대표 B 씨는 지난 9월 투자자들에게 보낸 소식지에서 “직접 발로 뛰며 기업을 운영하는 대표들에게 그림 구매를 활용한 비용 처리 상담을 해주면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트버디 전직 직원 A 씨는 다른 아트테크 사기 의혹이 불거지자 아트버디에서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의심도 제기했다. A 씨는 “아트버디는 2024년 7월 중순 아트테크 계약서 내용을 변경했다. 불리한 문구를 바꾼 것 같다”며 “공교롭게도 갤러리K 사태가 벌어진 직후였다”고 말했다.
일요신문은 아트버디 대표 B 씨 입장을 듣고자 지난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다. B 씨는 지난 10월 21일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B 씨는 취재진 전화 수신도 차단했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