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내 반품 규정 악용 소비자 늘자 업체들 대형 상표 부착해 판매 맞대응

이 현상은 의류업체들의 고충을 반영한다. 중국 온라인 상거래 의류 반품률은 50~60%에 달한다. 소비자 2명 중 1명은 옷을 샀다가 다시 환불을 한다는 의미다. 얼마 전 한 의류업체가 진행한 라이브 방송 판매에선 모든 옷이 팔렸지만, 그 후 80%가 반품 처리됐다고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온라인 상거래 7일 규정을 만들었다. 일부 품목을 제외하곤, 물건을 받아본 후 7일 이내에 반품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이를 악용했다. 특히 의류업체는 생존 문제와 직결될 정도로 악의적인 반품이 속출했다.
앞서 ‘대형 상표’를 처음으로 만들었던 여성복 업체 임원은 “물건을 직접 보고 살 수 없는 물품인 만큼 소비자들의 반품이 많은 것은 이해한다. 사이즈가 맞지 않거나 품질이 떨어진다면 반품을 해주는 게 당연”하다면서 “그런데 상표를 떼지 않고 착용한 후, 반품을 해달라고 하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다. 옷이 변형됐거나 얼룩 등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과거 명절, 졸업식 등 특정 기념일은 의류업체들에게 ‘대목’이었다. 하지만 이젠 반품과의 전쟁을 해야 하는 시기다. 10월 ‘솽제’ 땐 한복 반품으로 곤욕을 치렀다. 지난 4월 선양의 한 직업학교는 졸업식용 단체복 60개를 구매했지만, 졸업식이 끝난 후 반품을 요구했다. 업체가 이유를 물었지만 “품질에 문제가 있었다. 7일 이내인데 뭐가 문제냐”라며 막무가내로 반품을 해달라고 했다.
또 다른 여성복 업체 관계자는 “결혼식용 정장의 반품률은 70%가 넘는다. 땀이나 화장품 등이 묻어 있어 중고품으로 전락하지만 반품을 안 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상품이 가치를 잃는 것 외에도 업체들은 반품으로 인해 창고 보관, 운반, 세척 등 추가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장 씨가 운영하는 온라인 상거래 의류업체의 연간 매출은 1억 위안(207억 원)을 넘는다. 그런데 2024년도 순이익은 300만 위안(6억 원)에 불과했다. 그는 “반품으로 발생하는 창고 분류, 청소 및 복구비용이 너무 크다. 여기에 플랫폼 수수료, 홍보·마케팅 비용 등을 지불한다.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본다”고 했다.
중소 상인들의 고충은 더하다. 온라인에서 여성복을 파는 이 씨는 “이번 솽제 때 500만 위안(10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중 400만 위안(8억 원)을 환불해줬다. 운임료와 복구비용이 많이 들어갔다. 그리고 반품된 옷 중 도저히 재판매가 불가능한 것도 있었다. 그래서 결국 80만 위안(1억 6000만 원)을 손해 봤다. 장사를 더 이상 할 수 없는 구조”라고 했다.
영세 의류업체에서 일하는 왕이는 “결국 회사가 망했다. 옷 한 벌 팔면 30위안(6000원)이 남았는데, 한 번 반품을 하면 25위안을 손해 본다. 반품된 옷을 폐기할 경우 최소 10벌 이상을 팔아야 이를 만회할 수 있다”고 했다. 온라인 상거래와 라이브 방송 등에서 유명세를 떨쳤던 주요 브랜드 역시 높은 반품에 따른 비용 증가로 고전하는 모양새다.
의류업계는 ‘높은 반품⟶비용 증가⟶가격 인상⟶매출 감소’라는 악순환이 형성됐다고 토로한다. 대형 상표는 이런 열악한 시장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대책인 셈이다. 대형 상표를 처음 만든 여성복 업체 임원은 “7일 무조건 반품의 남용, 터무니없는 반품 요구 등에 반격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일단 결과는 좋다”고 했다.
의류업체들은 앞다퉈 대형 상표를 부착하고 있다. 일단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면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제 반품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여성복 업체는 대형 상표가 붙은 상품의 경우 반품률이 18%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가 만든 상품의 반품률은 42%였다.
물론, 일부 소비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소비자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정상적인 반품 요구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이유다. 온라인 상거래 전문가 왕차이리 교수는 “소비자들의 쇼핑 경험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은 업체들도 새겨들어야 한다”면서도 “거대 상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임시방편이다. 소비자와 업체들 간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지하는 쪽이 우세하다. 애초에 신뢰를 저버린 건 비양심적으로 반품을 요구한 소비자들이기 때문에 업체들의 행태를 비판할 수 없다는 이유다. 업계에선 대형 상표 외에도 다양한 반품 방지책이 나오고 있다. 물건 판매 전 ‘반품 시 얼룩 등이 있으면 세탁비를 추가해야 한다’는 약관을 추가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또한 상표를 뗐다가 다시 붙이는 일을 막기 위해, 상표 강제 철거 시 흔적이 남도록 하는 기술도 적용하고 있다.
왕차이리 교수는 “대형 상표 부착은 건강한 소비문화를 이루기 위한 시작점이다. 소비자들과 상인들에 협력해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소비자들은 ‘7일 반품’을 이성적이고 양심적으로 행사해야 한다. 상인들은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서 반품을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