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가슴에 나치당 훈장…부주의한 의상 검수가 부른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된 10부작 드라마 ‘재혼황후’는 동명의 웹소설로 출발해 웹툰으로도 선보여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이 원작이다. 동대제국이라는 가상의 국가에서 황제에게 이혼을 선언한 황후가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이야기로 사랑과 배신, 욕망이 점철된 대서사다. 원작의 팬들이 오랫동안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를 손꼽아 기다린 작품이기도 하다.

#중세 유럽풍의 이야기 한국 드라마로 탄생
‘재혼황후’는 11월 13일 홍콩에서 열린 디즈니+의 2026년 작품 라인업 발표를 통해 처음 베일을 벗었다. 홍콩으로 날아간 주연 배우들은 작품에 임한 각오와 기대를 밝혔고, 짧은 예고편을 공개하면서 작품의 분위기도 소개했다.
드라마는 가상의 나라 동대제국에서 타고난 기품으로 모두의 사랑을 받는 황후 나비에(신민아 분)가 절대 권력을 가진 황제 소비에슈(주지훈 분)에게 갑자기 이혼 통보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황제는 우연히 만난 도망 노예 라스타(이세영 분)에 빠져 이혼을 요구하고, 나비에는 인근 서왕국의 왕자 하인리(이종석 분)와 재혼을 허락한다면 이혼을 수락하겠다는 새로운 조건을 건다. 황후의 제안은 동대제국에 파란을 일으키고, 욕망을 감춘 라스타로 인해 이들 관계는 더 큰 위기에 빠진다. 모든 게 상상으로 이뤄진 판타지 로맨스다.

서양의 궁중 로맨스를 한국 드라마로 만드는 첫 시도에 동참한 배우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주지훈은 “요즘 여러 작품에서 판타지의 세계가 확장되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 재미를 느낀다”며 “그 세계에 내가 출연하는 데 어떤 의미일까 궁금했고, 열심히 찍었다”고 밝혔다. 타이틀롤을 맡은 신민아는 “서양과 동양 어디쯤에 있는 배경의 판타지 로맨스를 시도하는 게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워낙 원작이 사랑받은 만큼 많은 분들의 기대처럼 저도 궁금해하면서 참여했다”고 말했다.
화려한 외형을 갖춘 ‘재혼황후’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먼저 중세 유럽풍의 세계에서 한국 배우들이 만들어가는 서양 궁중 판타지가 과연 얼마나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커진다. 이질감의 극복이 가장 큰 숙제다. 황제와 황후, 왕자 등 주인공들은 궁중에서 왕관을 쓰고,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다. 서양권 국가의 작품들에서는 친숙한 장면이지만 한국 배우들이 이를 표현하는 것은 처음이다. 새로우면서도 낯설게 다가올 수 있다. 제작진은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하기 위해 독일과 체코에서도 촬영을 진행했다. 고풍스러운 제국의 분위기는 물론 현대적인 설정까지 더해 상상력을 극대화한 판타지 로맨스를 완성했다는 설명이다. 배우 이세영 역시 “판타지 배경의 작품은 처음이지만 기대를 갖고 임했다”고 밝혔다.
#황제 의상에 달린 나치 훈장, 시작부터 논란

나치당 훈장을 사용한 의상을 두고 논란이 일자 제작사인 스튜디오N은 의상 검수가 소홀했다고 사과했다. 논란이 불거진 직후 곧바로 공식 입장을 통해 “의상 소품의 검수 소홀로 불편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본 사안의 심각성을 깊이 인지하고 공개된 사진 교체 작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를 신중하고 철저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디즈니+ 역시 SNS 등 여러 채널을 통해 공개한 게시물 가운데 주지훈이 훈장을 차고 있는 모습을 삭제하면서 조치에 나섰다.
현재 디즈니+는 아시아태평양 국가에서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을 인정하면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번 홍콩에서 가진 라인업 발표에서도 ‘재혼황후’를 전면에 내세운 것과 동시에 현빈과 정우성 주연의 ‘메이드 인 코리아’, 김선호와 수지가 주연한 ‘현혹’ 등 작품들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올해 말부터 내년에 공개하는 한국 드라마들 가운데 대작으로 꼽히는 시리즈가 대부분 디즈니+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는 만큼 민감한 소재나 의상 등 제작 전반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