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다운 방식 고집하며 ‘나홀로’ 행보, 속도감·독자성 앞세워 존재감 키워…경제·외교 실질적 성과가 변수

다카이치 총리는 의회 답변을 직접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사히신문은 “일반적으로 각 부처 관료가 작성하는 경우가 많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본인이 자료를 읽고 필요한 부분을 빨간 펜으로 적는 스타일”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취임 후 첫 중의원 예산위원회가 열린 11월 7일, 그는 새벽 3시에 총리 공관에 도착해 약 세 시간 반 동안 답변 준비에 몰두했다. 이 같은 모습은 일본 소셜미디어(SNS)에서 “책임감 있는 지도자”라는 호평과 “과로사 시대로 회귀”라는 비판이 엇갈렸다.
그의 스타일은 이뿐만이 아니다. 역대 총리들이 동료 의원이나 민간 인사와의 회식을 통해 정보를 얻어온 것과 달리, 다카이치 총리는 자료 검토에 시간을 들인다. 정치 초년기부터 “남성 중심 회식 문화를 꺼렸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한 달 동안 공식 저녁 회식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한다. 오후 6~7시면 곧장 숙소로 돌아와 정책 공부와 의회 대정부 질문 대비, 해외 일정 준비에 매진하는 것이 일상이다.
이 같은 업무 방식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마이니치신문은 자민당 내 의견을 인용해 “당 간부들과의 정치적 소통이 부족하다. 지지율이 탄탄할 때는 괜찮지만, 정부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협력이 늦어 무너지는 것도 순식간”이라는 지적을 전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노선을 계승하고 있다. 미일 동맹 강화를 강조하는 한편, 3대 안보 문서 조기 개정 방침을 꺼내 들며 ‘관저 주도’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경제 정책에서도 총리의 톱다운 방식이 두드러진다. 일본 정부는 11월 21일, 21조 3000억 엔(약 200조 원) 규모의 역대 최대 종합 경제 대책을 확정했다. ‘18세 이하 아동 1인당 2만 엔 지급’ 등 당초 없던 정책이 포함된 데에는 다카이치 총리의 직접 지시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한 각료는 “총리의 메시지 전달력이 뛰어나 국민이 받아들이기 쉽다”고 평가했다.

#‘젊은층’ 열광 vs ‘고령층’ 걱정
마이니치신문이 11월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65%를 기록했다. 출범 직후와 같은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지지율이다. 마이니치는 “중의원 정원 감축, 외국인 정책 강화 등 (다카이치) 정권이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일 관계가 악화했음에도 대만 유사시 발언에 대한 여론은 관대하다. “발언에 문제가 있다”는 응답은 25%에 그친 반면, “문제가 없다”는 응답은 50%에 달했다. 정치 저널리스트 다자키 시로는 “중국에 맞서는 단호함이 오히려 지지 기반을 공고히 하는 요인이 된 것 같다”고 짚었다.
같은 시기 후지뉴스네트워크(FNN)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다카이치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무려 75.2%로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19.6%에 불과했다. 주목할 점은 세대별·성별 차이다. 남성 지지율이 79.0%로 여성(71.6%)보다 높았으며, 연령대가 낮을수록 지지율이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대만 유사시 발언의 적절성에 대한 인식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40대 이하에서는 70% 이상이 “적절했다”고 답했지만, 50대는 60%, 60대는 50%, 70대는 40%로 세대가 올라갈수록 감소했다. 중일 관계에 대한 우려도 30~50대는 절반 이상이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60대 이상에서는 “걱정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어섰다. 즉, 젊은층은 힘 있는 외교를 더 높게 평가하는 반면, 고령층은 외교 리스크 부담을 더 중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유신회 니이미 쇼헤이 참의원은 “다카이치 총리의 정책 설명이 쉽고 명쾌해 젊은층의 지지를 얻고 있다”며 “역대 총리에게서 보기 어려웠던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도 젊은 세대에게 큰 호감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높은 지지율과 속도감 있는 국정 운영에도 불구하고, 다카이치 정권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경제다. FNN은 최근 보도를 통해 “아킬레스건이 있다면 앞으로 경제가 괜찮을지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고물가 대책이나 엔화 약세의 부작용이 국민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경우, 지금의 높은 지지율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질적 성과가 체감되지 않는다면 지지는 빠르게 식을 수 있다. 위기관리 투자 등 다카이치 정권의 경제 정책이 어떤 결과를 낼지가 향후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외교에서는 대만 유사시 발언의 파장이 남아 있다. 중국과의 갈등이 심화하면 일본 경제와 안보 전반에 부담이 커지는 만큼, 강경 메시지와 외교적 조율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정치적으로도 리스크는 분명하다. 다카이치 총리를 뒷받침하는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연립 정권은 향후 정책 방향을 둘러싸고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신회가 강하게 요구하는 중의원 정수 축소 등에 대해 자민당 내에는 신중론이 뿌리 깊다. 반대로 유신회 측에서는 ‘자민당이 정책 추진 속도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불만이 새어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중·참 양원에서 소수 여당인 상황이라 야당의 이해와 협력도 필수적”이라며 “그 과정에서 총리의 리더십이 요구되는 장면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