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보유율 51% 불과, 장기할부금융제 도입을”…부통령제 신설 통한 지배구조 혁신 등 11대 과제 제언

박 교수는 “한국이 이미 선진국이 됐다는 건 잘못된 인식”이라며 “선진국 조건 첫 번째는 모든 국민에게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이 제공돼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한국은 주택 보유율이 5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장기할부주택금융제 도입을 제안했다. 주택을 살 때 주택 가격 10%만 내고, 나머지 90%는 30년에 걸쳐 내도록 하자는 것이다. 박 교수는 “전세 제도는 특이하고 불합리하다. 전세금이 계속 올라가서 주택 가격 90%를 내고도 무주택자가 된다”며 “집을 살 수 없어서 월세를 찾는 현상이 선진국에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11대 혁신 과제로 △지배구조 △지역분권 △정치체질 △경제체질 △학생학습 △과학기술 △K-Culture △인구구조 △대통령실 △북한관계 △국제관계를 꼽았다.
박 교수는 “지배구조 혁신이 이뤄지면 국가와 국민이 동반성장할 수 있다. 그러려면 준비된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 갑자기 대통령이 되는 건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라며 “부통령제를 신설해 부통령을 거쳐 대통령이 되는 게 좋다. 국무총리는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정치체질 혁신을 위해선 협력에 대한 사고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는 먼저 적과 동지를 구분한다. 적을 철저히 배격하고 동지를 위해서는 희생한다”며 “미국은 적과 동지를 구분하지 않고 일단 협력한다. 협력해서 떡을 키워 놓고 떡을 많이 가져가기 위해 경쟁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경제체질 혁신을 위해선 모든 국민이 근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2023년 한국 공휴일이 118일이었다. 선진국보다 공휴일이 많았다. 선진국 중 공휴일이 가장 많은 나라는 일본으로 117일이었다. 벨기에는 공휴일이 112일이었다”며 “지금 우리 형편에 선진국보다 일을 적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인구구조 혁신을 위해선 출산율을 조속히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출산율 제고를 위해 행정복지센터가 유료 유아돌봄 시스템을 운영하고, 학교도 수업 전후로 유료 돌봄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며 “능력이 없는 부모들은 지원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북한관계에 관해선 “북한 정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세습이 목표이기 때문”이라며 “정권 세습을 지원해주는 건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국제관계와 관련해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서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불행한 대통령이 더 이상 나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삼권분립에 어긋날 수 있지만, 행정부 안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니 사법부가 대통령실을 감시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전·현직 대통령은 사면해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지역별 정치 편향 문제도 지적했다. 박 교수는 “보수 정권은 영남권, 진보 정권은 호남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도 “좋은 아이디어가 없다”고 씁쓸해했다.

한편 이날 제124회 동반성장포럼은 올해를 마무리하는 자리였다. 박 교수 강연에 이어 송년의 밤 행사가 진행됐다. 정운찬 이사장은 김봉구 비케이코퍼레이션 회장과 김원양 일요신문사 대표이사에게 감사패를 증정했다.
김봉구 비케이코퍼레이션 회장은 “평생 처음 받아보는 감사패”라며 “어려운 시대에 동반성장연구소를 잘 이끌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정운찬 이사장에게 화답했다. 김원양 일요신문사 대표이사는 “동반성장은 한국이 선진국이 돼도 해결해야 할 시대적인 과제”라며 “동반성장 정신이 우리 사회 곳곳에 퍼져나갈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