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박지원·서욱·김홍희·노은채 등 5명 전원 무죄…“허위 개입 증거 부족”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가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살해된 사건을 2022년 6월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2022년 12월 서 전 실장 등 5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대준 씨를 구조해야 할 최고책임자였던 서 전 실장이 책임을 회피하고, 당시 대통령의 ‘남북 화해 및 종전선언’ 촉구 화상 연설에 대한 비판 여론을 피하고자 사건 은폐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청장은 서 전 실장이 사실 은폐를 위해 보안 유지를 하라는 지시에 따라 월북 가능성에 관한 허위 자료를 배포했다는 의혹을 받아 기소됐다.
박 전 원장과 서 전 장관, 노 전 실장도 서 전 실장의 ‘보안 유지’ 방침에 동조해 국정원과 국방부 직원들에게 관련 첩보와 문건 등을 삭제하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서 전 실장에게 징역 4년, 박 의원에게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 서 전 장관에게 징역 3년, 김 전 청장에게 징역 3년, 노 전 실장에게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구형한 바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26일 “절차적인 면에서 위법이 있다고 볼 증거와 내용적인 면에서 허위가 개입돼 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대준 씨에 대한 실종 보고, 피격·소각 사실 보고 및 전파,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국정원 등의 대응, 해경의 수사 진행 및 수사 결과 발표 등에 있어 절차를 위반하는 등 하자나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언론 등 대외적 발표를 할 때도 이런 절차를 통해 내려진 판단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려 애쓴 것으로 보일 뿐, 실제 내려진 판단과 다른 내용으로 발표하는 등 내용에 있어 ‘허위’가 개입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씨의 피격·소각 사실을 보고받은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사실을 확인해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릴 것’을 명확하게 지시했고, 이에 따라 후속 조치가 이뤄졌다”며 “검사 주장에 따르면 피고인들이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지시를 어겼다는 것인데,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 전 실장은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일로 인해서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이 상당히 위축돼 있다”며 “정책적인 판단의 문제를 형사 법정으로 가져오는 것은 이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앞으로 이러한 정치 검찰, 국정원이 되지 않기 위해 개혁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씨의 친형 이래진 씨는 “도저히 오늘 판결에 대해서 납득하기 어렵고 의문도 들고 좀 황당무계한 판결문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싸워야 될지 또 어떻게 재판을 해야 할지 변호사님과 또 여러 전문가들과 종합적 판단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