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커피·명륜진사·프랭크버거 등 점주들 소송 준비…로열티 수취로 변화 목소리, ‘협의체’ 구성 제언도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월 15일 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2심은 가맹본부가 차액가맹금을 받으려면 그에 관한 구체적 합의가 필요한데 피자헛과 가맹점주들 사이에는 차액가맹금 부과에 관한 합의가 성립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업계의 오랜 관행이자 유통업계의 일반적인 상거래 관행을 뿌리째 뒤흔드는 결정”이라며 “영세·중소 브랜드가 대다수인 업계 특성상 유사 소송이 확산할 경우 줄폐업 사태가 심각하게 우려되며, 134만 산업 종사자들도 고용 축소, 경영 애로 등 타격이 예상되고, K-프랜차이즈 해외 진출마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의 우려대로 줄소송이 현실화되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중 매장 수 1위인 메가MGC커피 가맹점주들은 본사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사건을 맡은 법무법인 도아는 전체 4000여 가맹점 중 최소 1000명 이상의 점주가 참여해 오는 3월 1차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법무법인 최선도 명륜진사갈비, 프랭크버거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차액가맹금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 참여 신청을 받고 있다. bhc, 교촌치킨, BBQ치킨, 배스킨라빈스, 투썸플레이스, 롯데슈퍼, 롯데프레시 등 20여 프랜차이즈가 피자헛과 유사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중선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차액가맹금을 통해 얼마만큼의 마진을 취하고 있었는지 명확하게 공개가 됐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불투명하다고 느끼는 점주들이 많았다”며 “과도하게 유통 마진을 취하고 있었다고 판단이 되면 피자헛 사례처럼 소송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투명하게 운영하는 가맹본부가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승범 법무법인 LKB평산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가맹사업법의 입법 취지를 실현하고,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가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 보완적으로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가맹본부들이 새로운 법적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혼란과 비용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맹금은 영업 개시 전 지급하는 초기가맹금과 영업 개시 후 지속적으로 지급하는 계속가맹금으로 구분된다. 계속가맹금 수취 방법은 로열티만 수취하거나, 차액가맹금만 수취하거나, 로열티·차액가맹금 모두 수취하는 방식 등으로 나뉜다. 로열티는 통상적으로 가맹점사업자의 매출액·영업이익 등의 일정 비율로 가맹본부에 지급하는 대가를 의미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5년 가맹분야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계속가맹금을 수취하는 가맹본부 비중은 76.5%로 나타났다. 로열티로만 수취하는 가맹본부는 전체 중 29.5%, 차액가맹금과 로열티 방식 병용은 29.5%, 차액가맹금으로만 수취는 17.5%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에서는 전체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90% 이상이 로열티 구조를 택하고 있다.
공정위가 로열티 모델로 유도하는 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단기간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프랜차이즈 업체 한 관계자는 “로열티의 경우 매출이 발생해야만 걷을 수 있지만, 차액가맹금의 경우 원자재 등을 공급해주는 것만으로 매출이 발생한다”며 “우리나라에서는 미국과 달리 땅이 좁아 가맹점 확장이 어렵고 경쟁하는 프랜차이즈가 많은 상황이어서 안정된 매출을 꾸준하게 내기가 힘들기 때문에 가맹본부 입장에서는 로열티 모델 적용이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종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는 “통상 유통 계약할 때에는 물품 항목마다 가격을 적어두고 ‘매년 물가상승률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 인상할 수 있다’는 식의 예외 조항을 넣는데, 가맹계약서에도 이런 식의 내용이 들어가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차액가맹금이든 로열티든 각각 장단이 있고 프랜차이즈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정부가 로열티를 선택하게끔 개입하는 것보다는 자율적으로 맡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업계가 자정능력을 키우는 것과 더불어 정부가 제도 안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영균 광운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2017년 협회가 자정실천안을 발표하면서 로열티제도를 확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에는 유야무야 넘어간다 생각하고 약속을 안 지키다가 결국 분쟁에 휘말리게 됐다”며 “공정위가 차액가맹금 비율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하라고 지시했는데 완벽하게 작성하지 않은 곳이 몇몇 있었던 만큼, 공정위가 강력하게 경고하지 않았던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종우 겸임교수는 “차액가맹금과 관련해서 가맹본부와 점주가 추가약정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상호 간 소통 및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며 “법적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가맹본부-점주 간 조율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