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산업 성장해도 도 세입 연결 한계” 재정구조 개편 강조…이상일 “지출부터 구조조정”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 반대

추미애 지사는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경기도 부자 착시현상의 원인, 이중 모순에 갇힌 경기도 재정’이라는 글을 올렸다. 추 지사는 기업과 산업이 성장해도 그에 따른 세수가 경기도 재정으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추 지사는 국가 세수가 증가하면 지방교부세 재원도 늘어나지만 경기도는 불교부 단체라 보통교부세를 받지 못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보통교부세와 특별교부세의 주요 재원은 내국세의 19.24%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올해 1차 추경 기준 보통교부세 규모는 66조 2373억 원이다. 보통교부세는 지방교부세법에 근거해 정부가 교부한다. 지방정부별 기준재정수요액과 기준재정수입액을 계산해 재정 부족액이 발생하는 지자체가 대상이다. 경기도는 현재 산정상 재정 부족액이 발생하지 않아 보통교부세를 받지 못하는 이른바 ‘불교부 단체’다.
추 지사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이 확대될수록 도로·교통·환경·소방 등 지방정부의 행정 부담도 커지지만, 기업 이익 증가에 따른 세수는 도 본청 재정에 충분히 연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소득에 부과되는 법인지방소득세는 경기도가 아닌 시·군세다. 여러 지역에 사업장이 있는 법인은 사업장별로 구분해 납부한다. 하지만 경기도는 법인지방소득세 부과·징수 권한이 없다. 경기도 내 반도체 등 기업의 이익 증가에 따른 세수가 도 본청 재정으로 그대로 들어오는 구조는 아니라는 게 추 지사의 설명이다. 그가 ‘부자 착시’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경기도는 이미 지난 7월 24일 정부에 재정 구조 개편을 요구했다. 지방소비세율 인상과 조정교부금 상한선 설정, 지역상생발전기금 출연비율 인하 등이다. 도에 따르면 취득세 수입은 2022년 11조 원에서 올해 8조 1000억 원으로 약 26% 감소했다. 복지예산은 같은 기간 14조 원에서 19조 6000억 원으로 약 40% 늘었다.

이 시장은 민선 7·8기 경기도의 현금성 지원 사업 확대를 재정 악화의 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재정 상황이 나빠진 것을 세출 구조조정으로 해결하지 않고 도내 31개 시·군의 법인지방소득세 절반을 가져가겠다고 하는데 이는 시·군의 큰 반발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경기도의 현금성 지원 사업 가운데 총사업비의 시·군 부담 비율이 높은 사업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와 협의해 불교부 단체인 경기도를 교부 단체로 바꿔 자체적으로 세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보통교부세 교부 여부는 정부와 협의만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현행 지방교부세법은 기준재정수입액이 기준재정수요액에 못 미치는 경우 그 부족액을 기초로 교부하도록 하고 있다. 경기도가 교부 대상이 되려면 기준재정수요액이 기준재정수입액보다 많거나 실제 재정수요를 더 반영할 수 있도록 관련 산정 기준이 개편돼야 한다.
이 시장이 언급한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는 이번 TF의 공개된 추진 과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경기도가 지난달 정부에 건의한 재정제도 개편안에도 명시되지 않았다. 다만 추 지사 당선 이후 도지사직인수위원회가 이미 검토했던 방안이다. 당시에는 시·군세인 법인지방소득세의 절반을 도에 귀속한 뒤 일부를 경기도 세입으로 쓰고 나머지를 조정교부금 등의 형태로 시·군에 재배분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추 지사도 취임 당일인 7월 1일 공동세원화 문제를 “국회와 함께 풀어갈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 시장의 비판은 이번 TF 자체보다 추 지사 측이 취임 전후로 검토해온 공동세원화 구상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입 측면에서는 지방세와 세외수입을 통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재원을 발굴하고, 연내 추가 세입 규모도 다시 추계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지방소비세율 인상과 조정교부금 부담 완화, 지역상생발전기금 출연비율 인하 등 국가와 지방 간 재정배분 구조 개편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세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이 시장의 주장과 경기도의 대응 방향이 일치한다. 주형철 부지사 역시 10일 TF 회의에서 “내년에도 구조적 재정 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계속사업 자동 편성을 중단하고 일괄 삭감 대신 사업별 ‘핀셋 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지사는 산업 규모와 행정 수요에 비해 도 본청에 돌아오는 재원이 부족한 재정 구조를 문제로 지적한다. 반면 이 시장은 기존 지출부터 구조조정하고 보통교부세 불교부 문제를 제도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관건은 이달 말 TF가 내놓을 종합 대책의 구체성이다.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확충 규모, 지방재정제도 개편안이 어느 수준까지 담길지가 추 지사의 ‘재정 비상’ 선언 이후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정원평 경인본부 기자 jwp01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