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전남도지사가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도의원에게 물세례를 받는 등 봉변을 당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사태로 전남도의회는 개회 첫날부터 정회하는 등 파행을 빚었다.
안주용 통합진보당(비례) 의원은 23일 오전 11시20분께 제274차 도의회 본회의 임시회에서 2013년 도정업무보고를 하던 박 지사에게 “도지사를 인정할 수 없다”며 다가가 컵에 들어 있는 물을 끼얹었다. 안 의원은 “지난 8일 박 지사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 '충동적 호남 몰표' 발언에 대해 '선 사과'가 없었으며 의사진행 발언과 5분 발언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의원은 “도민을 무시한 발언을 한 지사가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은 것에 분개했다”고 말했다.
물세례를 맞은 박 지사는 잠시 발언을 중단하고 물을 닦고 난 뒤 준비한 도정업무 보고를 마쳤다.
김재무 도의회 의장은 곧바로 “불미스런 폭력사건이 발생했다”며 정회를 선언하고서 20여분 뒤 안 의원을 질서 유지차원에서 본회의장 출입제한 조치를 하고 의사일정을 진행했다.
도의회에서 나락 시위나 몸싸움 등은 간혹 있었지만 도지사가 본회의장에서 의원에게 봉변을 당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도의회는 정확한 사건의 진위를 파악하는 한편 안 의원을 의회 윤리위원회에 넘길 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지사는 지난 8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선에서 보여준 호남 몰표에 대해 “무겁지 못하고 충동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고 발언해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