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매출 비중 높아 ‘기존 주주 엑시트용 상장’ 논란…실적 둔화로 중장기 청사진 실현 가능성 의문

케이뱅크가 공모가를 낮추면서 앞선 두 번의 IPO 도전에 비해 상장 가능성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구주매출이 50%에 달해 투자자들의 우려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케이뱅크의 IPO를 통해 △베인앤캐피탈(BCC KINGPIN, LLC) △MBK파트너스(KHAN SS L.P.) △MG새마을금고(카니예 유한회사) △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 유한회사 등이 구주매출에 나선다.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가 보유 주식 지분을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공개적으로 파는 행위를 뜻한다. 신규 자금이 회사로 유입되지 않고 기존 주주가 가진 지분을 현금화하는 것이기에 구주매출 비중이 높을수록 ‘기존 주주의 엑시트 목적’으로 비칠 수 있고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도가 낮게 평가된다. 케이뱅크의 높은 구주매출 비율은 앞선 IPO 도전 때도 지적을 받았던 사항이다.

케이뱅크의 주력 사업인 국내 인터넷뱅킹 대출은 감소세로 전환했다. 케이뱅크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뱅킹 대출 신청 건수는 2020년 750만 건, 2021년 1141만 건, 2022년 1294만 건, 2023년 1470만 건으로 뛰며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1360만 건으로 감소 전환,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881만 건에 머물렀다. 전년 동기 대비 17.58% 적은 규모다.
은행 간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인터넷뱅킹 대출이 더 이상 인터넷전문은행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케이뱅크는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2020년 8월 국내 은행 최초 100%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출시 △2023년 9월 인터넷전문은행 최초 오토론 상품 출시 △2024년 8월 국내 최초 비대면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 출시 등 비대면 인터넷뱅킹 대출 상품에서 성과를 올렸다. 현재는 대부분 시중은행에서도 비대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7일 ‘창립 1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2030년까지 고객 수 2600만 명, 자산 85조 원 달성하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올해는 우선 ‘고객 1800만 명 확보’를 연간 목표로 정하고 △플랫폼 사업 △SME(중소기업) 시장 저변 확대 △AI(인공지능) 및 디지털자산 차별성 강화 등 ‘3대 미래 성장 동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고객 수 증가세 역시 둔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고객 수는 2019년 100만 명, 2021년 500만 명, 2024년 1000만 명, 2025년 1500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실명 계좌를 제휴한 영향이 컸다. 업비트 고객 수도 2019년 약 278만 명, 2021년 890만 명, 2025년 말 1326만 명으로 성장했다. 다만 900만 명에서 1000만 명(2024년 3월 돌파)으로 100만 명 늘기까지 2년 이상 걸리며 증가율 둔화를 보인 것이 주목된다. 2025년에 신규 고객 가입은 110만여 명이다.
‘3대 미래 성장 동력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계획과 달리 IPO 조달 자금 중 신사업에 배정된 금액은 일부에 그친다. 이번 IPO 총 공모 규모 약 4900억 원 중 절반가량(약 2490억 원)은 기존 주주가 구주매출을 통해 회수하고, 나머지 신주모집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의 대부분인 2000억 원이 자본 확충에 쓰일 예정이다. 신사업 자금으로는 미래 성장 동력인 플랫폼 사업에 50억 원, AI·디지털 자산 차별성 강화에 200억 원, SME 시장 진출 확대에 200억 원 등 450억 원 정도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전무는 “고객 입장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은 현재로서는 시중은행과 차별점이 크게 없어졌다. 인터넷뱅킹 대출 사업은 결국 금리 싸움인데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이나 시중은행과 대출 이자 경쟁에서 케이뱅크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대출 시장 전체 규모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면 상장 이후 케이뱅크의 실적이 극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모주는 성장성, 수익성만 보는 시장은 아니어서 케이뱅크의 상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 흥행은 저조할 수 있으나 케이뱅크가 원하는 가격에 상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