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차·조·방·원 여전히 활활, 기계·장비주도 긍정적…주도주 쉬어갈 땐 코스닥 바이오에 눈길
#현재 순환매 도는 종목 장세 이어질 듯

증권가에선 올해도 반도체 업종이 주도주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은 공급자 우위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주도주 역할을 놓치지 않을 것”이라며 “실적 개선 속도 역시 가장 빠른 업종”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22일 장중 삼성전자는 15만 7000원까지 올랐고, SK하이닉스는 77만 원선을 넘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각각 24만 원, 112만 원까지 제시하는 증권사도 나왔다.
반도체와 함께 지수 상승을 이끌 업종으로는 현재 순환매 국면에서 주목받는 종목들이 거론된다. 순환매는 어떤 종목에 호재가 발생해서 투자자가 몰려 주가가 상승하면, 그 종목과 관련 있는 종목도 주가가 상승하게 돼 순환적으로 매수를 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을 의미한다. 증권가에선 실적 성장성이 확인되는 업종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만큼, 현재 순환매 종목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반도체보다는 덜 올랐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훼손되지 않았고 전년도에 좋은 수익률을 안겨줬던 ‘좋은 기억이 있는 업종’인 조선·방산·원전·전력기기로 수급이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선 특히 자동차 업종이 한동안 상승세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한 이후 피지컬 AI(인공지능) 관련주로 재평가 받고 있다. 현대차는 1974년 6월 28일 상장 이후 처음으로 1월 20일 장중 시가총액 100조 원을 돌파했다. 1월 19일 기준 현대차는 시총 순위 3위에 올랐다. 기아, 현대모비스의 주가도 올해 들어 22일 기준으로 각각 37%, 23% 상승했다.

올해 방산 업종 역시 주도 섹터 중 하나로서 입지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21일 한국투자증권 유튜브 방송에서 “방산 섹터가 올해 시장을 가장 주도하는 섹터가 될지에 대해선 고민이 있지만, 시장을 주도하는 섹터 중 하나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올해는 방산 섹터의 주가를 견인할 수 있는 수출 모멘텀이 강해지는 해”라고 밝혔다.
조선 업종에 대한 평가도 우호적이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중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관련 법안 통과가 본격화하면서 주가 흐름이 탄력받을 수 있다”며 “여건이 갖춰진다면 지난해 반도체 종목만큼 상승세가 불가능하리란 법은 없다”라고 말했다.
조선·방산 업종 모두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수주 모멘텀이 분명한 종목 중심으로 선별적 강세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동시에 나온다. 정다운 수석연구원은 “방산 업종의 경우 유럽을 중심으로 자국산 무기 사용 기조가 강화되는 점은 주가의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조선 업종은 리플레이션(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면서 물가가 일부 반등하는 상황) 속에서 철판 가격 상승 압박이 주가를 억누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대형주 숨 고를 때는 코스닥 바이오 대안
증권가에선 반도체나 자동차 업종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국면에선 코스닥 바이오주가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 상승 탄력이 둔화할 때 소외된 종목으로 자금이 순환되는 흐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1월 19~22일 코스닥 상위 바이오 업종은 약세를 보였다. 이 기간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종목이자 바이오 대장주인 알테오젠은 25% 하락했다. 리가켐바이오는 12%, 에이비엘바이오는 9% 하락했다. 알테오젠의 주가 하락은 대규모 기술 이전 계약에 대한 기대치가 조정된 데 따른 영향이다. 글로벌 제약사 머크와 알테오젠은 머크가 만드는 키트루다 피하주사형에 알테오젠의 기술이 독점적으로 들어가는 계약을 맺었다. 알테오젠이 판매분에 대해 받는 로열티 비율을 시장에선 4~5%로 예상했지만, 2%에 불과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정은 바이오 업종의 중장기 성장성 훼손이 아니라, 과도하게 반영됐던 기업 가치에 대한 재산정 과정”이라며 “해당 이슈가 바이오 섹터의 구조적 성장 논리를 훼손하는 성격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보사 허가 취소, 신라젠 3상 중단 등이 발생했던 2019년처럼 K-바이오의 신뢰도가 훼손된 것은 아니다”며 “올해 다수 주요 임상 데이터 결과에 따라 개별 종목의 장세가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