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03% 올려주고도 다년계약 협의 집중, 손아섭 계약은 ‘뒷전’
2019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에 한화 지명을 받았던 노시환은 2023시즌 131경기 타율 0.298(514타수 153안타) 31홈런 101타점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2024시즌은 허리 부상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2025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다시 32홈런-101타점을 올렸다.
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력과 안정적인 3루 수비를 자랑하는 노시환은 2026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한화는 노시환을 FA 시장에 내보낼 생각이 전혀 없다. 따라서 노시환에게 안긴 연봉 10억 원은 나름 한화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만약 노시환이 시즌 종료후 FA 시장에 나갈 경우 A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타 팀에서 노시환을 영입하려면 전년도 연봉 200%와 보호선수 20인 명단 외 1명의 보상선수를 지명하거나 원소속팀에 직전 연봉 300%의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다른 팀이 넘기엔 너무 높은 장벽이다.
한화는 노시환에게 10억 원의 연봉을 안기면서 스프링캠프에 합류시켰고, 계속해서 비FA 다년계약 협상을 이어가고자 한다. 한화 구단의 한 관계자는 “비시즌 동안 계속해서 노시환 측과 협상이 아닌 협의의 시간을 갖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연봉 협상이 끝났다고 해서 다년계약 협상이 중단된 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만남을 갖고 서로의 입장을 좁혀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25시즌까지 한화에서 뛰고 FA 시장에 나온 선수는 김범수, 손아섭 두 명뿐이었다. 그런데 한화는 강백호를 4년 총액 100억 원의 계약으로 데려오는데 성공했지만 김범수, 손아섭과의 계약에는 소극적이었다. 분명한 이유가 존재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경쟁균형세(샐러리캡) 때문이었다.
한화는 주축 선수들의 연봉이 크게 오르면서 2025년 경쟁균형세 126억 5346만원을 기록해 리그 4위에 올랐다. 안치홍, 이태양 등 상대적 고액 연봉자들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타 팀으로 떠났지만 강백호 FA 영입과 노시환의 비FA 다년계약 결과를 고려했을 때 김범수와 손아섭에게 FA 계약을 안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특히 손아섭이 수비보다는 지명타자로 뛰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김범수는 지난 21일 KIA 타이거즈와 계약 기간 3년 총액 20억 원(계약금 5억 원, 연봉 12억 원, 인센티브 3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손아섭은 23일 현재 여전히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한화는 FA 시장이 열린 후 손아섭에게 공식 제안을 한 적이 없었다. 대신 선수가 원한다면 사인 앤 트레이드를 통해 타 팀으로 이적하는 걸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FA 협상은 에이전트에게 맡기고 따뜻한 나라인 필리핀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했던 손아섭에게 이번 겨울은 아무래도 최강 한파로 기억될 것만 같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