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 “4년차 이하 21명에 와일드카드는 강백호·곽빈·문보경”…팀당 최대 3명 안배 속 미필·군필, 포지션 균형, 부상 변수까지 셈법 복잡

류지현 감독은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대표팀 선수 최종 명단 발표를 앞두고 “군필, 미필 가리지 않고 최고 선수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대표팀 감독으로 할 수 있는 당연한 입장 표명인데 현실은 이걸 담아내기가 녹록지 않다.
아시안게임은 금메달을 획득했을 경우 병역 면제 혜택이 뒤따른다. 그러다 보니 팀별 안배가 중요하다. 더욱이 KBO리그 순위 싸움이 한창인 9월에 열리고, 대회 기간에 정규시즌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팀 핵심 전력의 대표팀 차출은 순위 싸움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그래서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한 팀 당 최대 3명 선발이라는 방침을 세웠다.
전력강화위원회가 젊은 선수들 중에서 미필, 군필 가리지 않고, 팀 별 안배와 선수들의 현재 기량, 부상 회복 과정 등 변수를 고려해 최종 명단을 꾸리는 건 고도의 복잡한 셈법이 뒤따른다. 더욱이 아시안게임의 야구 경기가 9월 21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라 최종 명단에 오른 선수라고 해도 남은 시간 동안 다양한 변수를 맞이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우려되는 게 부상이다. 2023년에 열렸던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구창모(NC)와 이정후(당시 키움)가 최종 명단에 올랐다가 부상으로 각각 김영규(NC)와 김성윤(삼성)으로 교체된 적이 있었다.
얼마 전 장성호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유튜브 ‘썸타임즈’ 야구이슈다 라이브를 통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을 다음과 같이 예상했다.

장 위원은 현재 한화에서 불펜 투수로 활약 중인 정우주를 최종 예상 명단에 포함한 것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국가대표팀은 성적도 중요하고, 감독이 성적이 좋지 않아도 활용하고 싶어 하는 선수가 있다. 그 중 한 명이 정우주다. 정우주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승선해 국제 대회 경험을 쌓았다. 그런 점에서 류지현 감독이 마지막까지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정우주는 올 시즌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6월 4일 현재 25경기 25⅓이닝 2패 5홀드 평균자책점 6.75에 머물렀다. 피안타율이 0.280으로 높고 이닝당출루허용율(WHIP)은 1.93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6월 들어 조금씩 안정감을 보이는 중이고, 6월 2일 두산전에 등판해 1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6월 3일 두산전에서는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포수는 2명이 뽑힐 텐데 허인서가 주전으로, 조형우와 손성빈 중 한 명이 선택될 것 같다. 내야수로는 3루 김도영, 유격수 김주원, 2루수에 정준재와 박준순을 좌투수, 우투수에 대비해 활용하면 좋을 것 같은데 문제는 전문 1루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장 위원은 투수 곽빈 외에 야수에서는 와일드카드로 문보경과 강백호를 예상했다. 문보경은 소속팀이나 WBC 대표팀에서 1루수로 활약했다. 강백호는 1루수와 외야수로 활용 가능하지만 아시안게임에 발탁된다면 지명타자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장 위원은 현재 부상 선수로 분류돼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 중 NC 김휘집과 KT 안현민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 중 김휘집은 유격수 외에 1루와 3루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라 김휘집의 복귀가 미뤄지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안현민도 대표팀에 꼭 필요한 거포 자원이지만 KT 투수들이 후보 명단에 있고, 한 팀에 3명 이상은 대표팀 차출이 어렵다는 걸 고려했을 때 안현민은 힘들게 제외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는 최종 엔트리 24명 중 아마추어 선수 1명이 포함됐다. 마산용마고 투수 장현석(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이었다. 하지만 장현석은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 승선 이후 LA 다저스와 계약(2023년 8월 9일)하며 큰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대표팀 전력강화위원회의 조계현 위원장은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직업 선택의 자유는 존중해줘야 한다”고 말한 다음, “처음에는 KBO리그를 위해 선수가 남아주길 바랐지만 선택은 선수의 몫이고, 미국 진출을 결정했다고 해서 대표팀 발탁을 철회한다면 그 자체로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엔트리 선정을 앞두고 장현석 사례를 떠올리며 이번에는 아마추어를 제외한 전원 프로 선수들로 최종 명단을 꾸리기로 정리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고교 최대어로 꼽히는 부산고 투수 하현승과 덕수고 유격수 겸 투수 엄준상이 아마추어 선수 후보로 거론됐지만 최종 엔트리 승선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 시즌 프로 데뷔하자마자 즉시 전력감으로 키움 마운드를 단단히 지키고 있는 파이어볼러 박준현의 대표팀 승선 여부도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박준현은 2026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7억 원의 계약금을 받고 키움에 입단했다. 신인 선수임에도 6월 4일 현재 6경기 29⅓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하며 선발 로테이션을 맡고 있다. 피안타율이 0.239로 좋고, 29⅓이닝을 던지며 28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그러나 박준현은 북일고(천안) 시절의 학교 폭력 이슈가 뒤따른다. 물론 지난 4월 박준현은 충남 천안동남경찰서로부터 증거 불충분과 공소권 없음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되었고,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내렸던 서면 사과 처분 역시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상태다.
KBO 전력강화위원회와 KBSA 경기력향상위원회는 대표팀 선수 선발 과정에서 경기력 뿐만 아니라 도덕성, 공정성, 국가대표로서의 이미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박준현의 ‘학폭’ 이슈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박준현을 대표팀에 발탁하는 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KBO의 한 관계자는 “박준현은 예비 명단을 추릴 때부터 후보에 넣지 않았다”면서 “아직 소송이 마무리된 상태가 아니라 어려움이 뒤따랐다”라고 설명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리는데 야구는 9월 21일부터 27일까지 7일간 펼쳐질 예정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최종 명단을 빨리 정하는 걸까.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4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대회 조직위원회인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제출해야 하는 엔트리 마감일이 7월 1일이다. KBSA의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최종 명단을 대한체육회에 제출하면 대한체육회는 선수 자격 심사 등 행정적인 업무를 거쳐 OCA에 최종 명단을 넘기는 터라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최종 명단을 제출한 후에 부상 사유가 아닌 경우에는 선수 교체가 불가하다.
‘60홈런 페이스’ 아데를린, KIA의 행복한 고민거리
KIA 타이거즈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해럴드 카스트로의 부상 일시 대체 외국인 타자로 합류한 아데를린 로드리게스의 맹활약 때문이다. 아데를린은 대체 외인으로 지난 5월 4일 계약 기간 6주, 총액 5만 달러(약 7664만 원)에 KIA에 합류했다. 계약 기간 종료 시점은 6월 12일인데 6월 4일 현재 아데를린은 25경기 100타석을 소화했고, 타율 0.250(92타수 23안타) 10홈런 26타점 16득점, 출루율 0.300 장타율 0.609 OPS(출루율+장타율) 0.909를 기록 중이다. 풀타임으로 600타석을 소화한다고 가정한다면 60홈런을 넘기는 페이스다.
타격 지표에서 알 수 있듯이 아데를린의 장단점은 명확하다. 안타 23개 중 2루타 3개, 홈런 10개로 장타가 절반이 넘는 대신 출루율과 타율이 저조하다. 6볼넷 18삼진 기록도 눈에 띈다. 그러나 아데를린 입단 후 팀은 16승 10패를 기록 중이고, 하위권에 머물던 팀 순위가 5위 한화와 2경기 차인 4위로 올라섰다.
KIA 구단의 한 관계자는 카스트로의 6주 대체 외인을 찾을 때 아데를린 같은 장타 유형을 찾았다고 밝혔다.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는 안타와 출루가 높은 선수보다 홈런 등 장타를 많이 칠 수 있는 거포였다. 3번 타자 김도영 다음에 강타자가 나오면 상대 투수가 김도영에게 승부를 거는데 김도영 이후의 타자가 약하면 김도영에게 승부를 걸지 않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강한 4번이나 5번 타자가 필요했다. 그때 우리 레이더에 아데를린이 포착됐고, 우리가 원하는 선수라고 판단해 계약에 이르렀다.”
KIA 구단 관계자는 당시 아데를린 외에 여러 후보 선수들이 있었다고 말한다. 발이 빠른 타자, 안타를 잘 치는 선수도 후보군에 포함됐지만 강력한 ‘한 방’이 있는 아데를린이 시선을 사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구단은 아데를린의 계약이 끝나가는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아데를린이 우리의 기대대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이런 유형의 선수가 긴 시즌을 치른다면 과연 지금과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다.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는 약점 또한 많은 편이라 상대가 아데를린의 약점을 파고 들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거라고 본다.”
해럴드 카스트로는 부상 전까지 23경기 타율 0.250에 2홈런 OPS 0.700을 기록했다. 기록은 저조했지만 타격의 정교함은 아데를린보다 낫다는 평가다.
KIA 이범호 감독은 최근 관련 질문을 받고 “심사숙고를 해야할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 중인 카스트로의 몸 상태나 회복 정도, 그리고 이후 퓨처스리그에서 뛰는 걸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카스트로의 복귀 일정이 미뤄진다면 KIA는 아데를린과 연장 계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데를린은 이런 상황을 아는지 6월 4일 광주 롯데전에서 5-0으로 앞선 5회 만루 홈런을 터트렸다. 올 시즌 10호 홈런이자 KBO리그 데뷔 후 첫 그랜드슬램이다. 25경기에서 10개의 홈런으로 경기당 0.4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데 아데를린이 홈런 포함 장타를 터트릴 때마다 이범호 감독과 KIA 구단 관계자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