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지방선거 앞두고 4억 든 사과박스 건네다 현장 덜미…계좌추적 수사망 피하려 ‘대면 전달’ 방식 사용 여전
이에 과거 정치권에서 공천 대가 성격으로 금품을 건넸다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들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 국회의원 선거(총선)이나 지방선거 등 공천권이 집중되는 시기마다 유사한 의혹이 불거졌고, 재판부에선 공천과 금품 사이 대가성 관계를 규명해 수년의 실형 등 비교적 무거운 처벌을 선고한 사례가 많다.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친박연대 공천헌금 사건’에서는 비례대표 공천 순번이 금전 거래의 대상이 됐음이 재판에서 인정됐다. 당시 서청원 친박연대 공동대표는 비례대표로 당선된 양정례·김노식 전 의원으로부터 32억여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김 전 의원은 징역 1년, 양 전 의원은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 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우현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청탁, 선거 자금 명목으로 지역 정치인·사업가 19명으로부터 약 11억 8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2019년 5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7년, 벌금 1억 6000만 원, 추징금 6억 8200만 원을 선고 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 전 의원에게 5억 5000만 원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공명식 전 남양주시의회 의장은 징역 1년형을 선고 받았다.
전남지사 3선을 지낸 박준영 전 민주평화당 의원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신민당 전 사무총장 김 아무개 씨로부터 공천 헌금 명목으로 약 3억 5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 6개월 실형(추징금 3억 1700만 원)형을 확정받고 의원직을 잃었다.

강선우 의원과 김경 전 시의원 사건의 경우 김 전 의원은 최근 경찰 조사에서 2022년 1월 서울의 한 호텔 카페에서 강 의원 측을 만나 현금이 든 쇼핑백을 건넸고, 그 자리에 강 의원의 보좌관(지역 사무국장) 남 아무개 씨도 자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그는 당시 금융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현금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을 택했을 가능성이 있다. 강 의원은 당시 김 시의원으로부터 쇼핑백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그 안에 현금이 들어 있는 것은 3개월 뒤인 4월에야 인지했고, 다시 돈을 돌려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기법과 금융 추적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공천 대가성 금품 전달의 흔적을 최소화하려는 직접 전달 방식이 앞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건은 수사의 핵심인 공천 대가성 여부와 더불어 금품 전달 액수와 방식 등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정해졌는지도 규명이 필요하다. 정밀한 수사를 위해 경찰은 김 전 시의원에 대한 추가 소환을 검토하면서 강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