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 노동당 부장으로 승진한 김여정, 정치국 후보위원 재진입…“대남 전략 총괄 가능성”

북한은 조선노동당 제9차 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중앙위원회를 구성했다. 노동당 당대회는 일당체제인 북한에서 대선이나 총선에 준하는 정치적 중량감을 지니는 행사다. 북한의 주요 정치구도 변화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대회에서 노동당은 김정은을 ‘절대불변 의지’에 따라 총비서로 재추대했다.
노동당 제9기 중앙위원회 구성 이후 첫 전원회의에서 김여정은 노동당 부장으로 승진했다. 김여정은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재입성하기도 했다. 김여정이 어떤 부장급 직책을 맡았는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김여정 보직을 유추할 실마리는 존재한다. 이번 인사로 리선권이 부장직에서 물러나면서, 당중앙위원회 10국 국장이 공석이 됐다. 리선권은 우리나라 재벌 회장들을 향해 ‘목구멍 냉면’ 발언을 쏟아내며, 국내에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김여정이 리선권이 사라진 당중앙위원회 10국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10국은 과거 통일전선부로 잘 알려진 조직이다. 북한이 적대적 두국가론을 내세우기 시작하면서 통일전선부가 간판을 바꿔달았고, 당중앙위원회 10국이 대남공작 등 분야를 총괄하게 됐다. 10국은 북한 내에서 대적지도국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여정의 ‘부장 승진’은 남북관계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여정은 그 동안 대남관계에서 ‘김정은의 입’ 역할을 해왔다. 대남 이슈와 관련해선 김여정의 발언이 ‘1호 교시’에 준하는 파급력을 지녀왔다.

김여정은 북한 최고 권력기구로 꼽히는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의 후보위원으로 컴백했다. 2021년 1월 이후 5년 만이다.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엔 상무위원, 위원, 후보위원 등 세 가지 직책이 있다. 김여정은 다시 후보위원으로 정치국으로 돌아왔다. 북한 권력 중심에 재등장하며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형국이다.
대북 소식통은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김정은은 러시아나 중국, 미국 등과 외교에 집중하고 한국 정부와 관련한 메시지는 김여정을 통해 낸다는 기존 기조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면서 “그 동안 김여정이 선전선동부 부부장 직책을 맡으며 ‘담화문’이란 형식으로 존재감을 부각했다면, 이제는 직급과 직책에서도 정치적 무게를 더한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소식통은 “김여정이 10국 국장으로 보임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데, 김여정의 대남 메시지 체급이 사실상 북한 지도부와 김정은의 의중을 관통하는 수준으로 격상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면서 “김여정이 부장 승진 이후에 더욱 강경한 대남 메시지를 주도할지, 아니면 높아진 직급에 따라 ‘대남 모르쇠’ 전략에 나설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했다.
그는 “김주애를 둘러싼 후계 가능성이 부각되는 상황서, 선제적으로 ‘여성’인 김여정에게 중책을 맡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동시에 김정은과 김여정을 중심으로 한 ‘백두혈통 친정체제’ 결속력이 강화됐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