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먹어도 ‘1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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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맞수’ 한진과 금호는 이번에 대한통운을 놓고 ‘공중전’이 아닌 ‘지상전’을 벌이게 됐다. 대한통운 인수 결과에 따라 재계 순위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양사는 사활을 건 싸움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는 대우건설 인수 후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것이, 한진은 대한통운과 사업부문이 겹쳐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현대중공업·GS·농협은 넉넉한 ‘실탄’이 최대 무기다. GS는 하이마트 인수전에서 유진그룹에게 일격을 맞은 후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현대중공업 역시 막대한 수익금을 바탕으로 의외의 ‘깜짝 베팅’을 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한다. ‘금융 공룡’ 농협도 자금에서는 남부러울 것 없지만 지나친 외연확대에 대한 비판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간 활발한 M&A를 통해 몸집을 불려온 STX와 효성도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 같다. 특히 STX는 한때 대한통운 인수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적극적이었지만 기술유출사건, 야구단 인수 철회 등 잇따른 구설수로 잠시 주춤한 상태. 하지만 그동안 M&A시장에서 보여 온 저력을 감안할 때 언제든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재계의 평이다.
M&A에서 거듭 고배를 마셨던 CJ와 GS도 이번 기회에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