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롤스로이스 사건 이후 잇단 약물 운전 사고…젊은 층 중심 온라인 마약 거래 확산

약물 운전은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5년 약물 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사례는 237건으로 전년(163건) 대비 45.4% 증가했다. 2020년(54건)과 비교하면 약 4.4배 늘어난 수치다.
약물 운전의 위험성이 본격적으로 공론화된 계기는 2023년 8월 강남 압구정역 인근에서 발생한 롤스로이스 뺑소니 사건이다. 당시 30대 운전자 신 아무개 씨는 약물에 취한 상태로 차를 몰다가 길을 걷던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했다. 사고 당시 마약 간이 검사에서 케타민 양성 반응이 확인됐고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7종의 향정신성 의약품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이 온라인을 통해 마약에 쉽게 접근하게 되면서 약물 운전 범죄가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최근 적발된 약물 운전 피의자 상당수가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온라인·비대면 거래에 익숙한 세대일수록 마약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 구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마약류 범죄는 텔레그램 등 보안 메신저 거래와 던지기 방식의 비대면 전달이 결합된 형태가 많다”며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층이 보안 메신저나 다크웹을 통해 마약에 접근하는 사례가 늘면서 약물 운전 등 관련 범죄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으로 마약이 유통될 경우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대면하지 않는 거래 구조라 수사기관의 추적이 어렵다”며 “이 같은 환경이 마약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병원 등에서 약물을 빼돌리는 사례가 늘어나는 점도 약물 운전 범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최근 의료용 마약류를 무단 유통·투약하는 사례는 증가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의료용 마약류 불법 유통·투약 혐의로 검거된 인원은 2025년 1089명으로, 2022년(316명)의 약 3.4배에 달한다.
지난 2월 반포대로에서 발생한 ‘포르쉐 약물 운전’ 사고 차량 내부에서도 프로포폴 빈 병과 주사기가 다수 발견됐다. 프로포폴은 의사 처방 없이 구할 수 없고 외부 반출도 금지된 약물이다. 사고 이후 병원 직원이 “약물을 제공했다”며 경찰에 자수했는데, 두 사람은 운전자가 프로포폴 처방을 받기 위해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는 이른바 ‘병원 쇼핑’ 과정에서 알게 된 사이로 전해졌다.
이윤호 교수는 “마약, 의료용 마약의 불법 유통을 뿌리 뽑는 것이 시급하다”며 “온라인 마약 유통에 대응할 제도를 보완하고 의료용 마약류의 경우 병원 처방 관리 기준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