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인 통해 블로그 글 게시…편지 검열은 가능하지만 발신 차단은 제한적

또 글 말미에는 같은 방 수감자들에게 받은 초상화와 롤링페이퍼 사진도 함께 공개됐다. 롤링페이퍼에는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생활하는 게 좋아 보였다”, “남은 시간도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등의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해당 블로그의 플랫폼 운영사 AXZ(에이엑스지) 측은 3월 9일 ‘운영 정책 위반’을 이유로 조주빈의 블로그를 영구 정지 조치했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블로그에 접속하면 ‘서비스 약관에 위배되는 블로그 개설 및 운영’이라는 안내와 함께 “접근이 제한된 블로그입니다”라는 문구가 표시된다.
조주빈은 이미 두 차례 옥중 블로그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2021년 네이버 블로그에는 ‘조주빈입니다’라는 제목의 블로그가 등장해 상고 이유서와 입장문 등이 게시됐다. 해당 블로그는 조주빈의 아버지가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네이버 측은 운영 정책 위반을 이유로 해당 블로그를 차단했다. 당시 법무부는 조주빈을 ‘편지 검열 대상자’로 지정해 관리했다.
2022년 5월 대리인을 통해 운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블로그에서는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난하는 내용과 교정 당국 문서 등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이후 해당 블로그 역시 접근이 제한됐다.
이번 블로그 글 역시 외부 대리인이 조주빈에게 편지 등의 방식으로 전달받아 운영됐다. 2024년 1월 첫 게시물을 올린 해당 블로그에는 “대리인에 의해 운영됨을 밝혀둔다”는 짧은 공지 문구가 게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수감자의 글이 제3자를 통해 외부에 게시되는 일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직접 규제할 명확한 법적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수감자의 모든 편지는 무검열을 원칙으로 한다. 형집행법에 따라 △편지의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는 때 △형사소송법이나 그 밖의 법률에 따른 편지검열의 결정이 있는 때 △형사법령에 저촉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 등의 조건에서 검열할 수 있다. 또한 변호인과 주고받는 편지는 원칙적으로 검열할 수 없다.
위 조건을 충족해 검열에 나선다 해도 편지 발신을 제한하려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수용자의 편지는 △형사법령에 저촉되는 내용이 기재된 때 △수형자의 교화나 건전한 사회복귀를 해칠 우려가 있는 때 △시설의 안전 또는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때 등에 해당할 경우에 수·발신을 금지할 수 있다.
이를 기준으로 볼 때 이번 조주빈 블로그 게시글 내용은 발신 금지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법무부의 입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조주빈 블로그 게시글 내용은 편지 수수를 금지할 만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현재 서신 검열 대상 지정이나 별도의 관리 조치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온라인에서는 조주빈의 블로그 운영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 등 SNS에는 “감옥에서 어떻게 블로그를 할 수 있냐”, “2차·3차 가해다”, “잠잠해지면 또 글 올라올 것”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편 조주빈은 2021년 텔레그램 박사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 등으로 징역 42년 4개월을 확정받았다. 이후 미성년자였던 피해자를 성폭행하고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징역 5년이 더해졌다. 현재 경북북부제1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조주빈은 만기 복역 시 71세에 출소하게 된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