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넷플릭스 중계 수익 수백억 전망 속 시민 불편 야기…“기준·책임 다시 세워야”
무엇보다 이번 공연을 위해 시민들이 감수해야 했던 불편과 비용의 수준이 적절했는지를 두고는 여전히 질문이 남는다. 특정 공연을 중심으로 도심 기능이 제한되고 개인 일정과 생업에까지 영향을 미친 상황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 대형 문화 이벤트를 둘러싼 공공성과 책임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민들은 금속 탐지기와 휴대용 스캐너를 이용한 검문 절차를 거쳐야 했다. 공연 관람객뿐 아니라 단순 통행 목적의 시민들까지 동일한 통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현장 곳곳에서는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공연을 보려는 게 아니라 이 길을 지나가야 하는데 왜 막느냐, 왜 공연과 아무 상관도 없는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도로를 막아 불편을 주느냐”며 큰소리로 경찰과 다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광장 내부 역시 자유로운 이용과는 거리가 있었다. 장시간 대기한 시민들이 계단이나 연석에 앉아 휴식을 취하자 경찰이 반복적으로 이동을 요구하는 장면이 이어졌고 일부 구간에서는 밀집 관리 명목으로 체류 자체가 제한되기도 했다. 콘서트 출입 과정에서 익숙하게 받아들여지던 보안 절차가 일반 시민들의 일상 공간까지 확장되면서 통제의 범위와 방식이 과도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도심 통제의 여파는 인근 지역 전반으로 확산됐다. 광화문과 종로 일대 도로가 장시간 통제되면서 상권은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았고 일부 자영업자들은 영업 차질을 겪었다. 주말과 BTS 공연 특수를 노린 카페와 편의점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문을 열거나 생수·음료 등 재고를 평소 대비 확대해 손님 맞이에 나섰지만 통제 구역에 포함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희비는 오후부터 엇갈리기 시작했다.

이날 통제 구역 인근에서 예정됐던 결혼식 등 개인 일정에도 영향을 미쳐 교통 문제로 하객 이동이 어려워지는 사례도 발생했다. 경찰이 을지로 3가역에서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경찰 버스 2대를 교대로 활용해 하객들의 수송 지원에 나서기도 했지만 불편 자체를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미 공연으로 인한 교통 통제 소식이 알려지면서 결혼식 전부터 불참 의사를 밝힌 하객들이 많아 일부 예식은 예상보다 참석 인원이 크게 줄어드는 등 피해가 현실화됐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다행히 공연은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종료됐지만 사전 대비 수준과 실제 집계 사이의 간극은 분명하게 드러났다. 공연 시작 시점 기준 광화문 일대 인파는 경찰 추산 약 4만 명, 주최 측인 하이브는 약 10만 명 수준으로 각각 추산했다. 최대 수십만 명 규모의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전망과 비교하면 결과적으로 대비 규모와 현장 상황 사이 괴리가 발생한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은 공공 자원의 투입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를 낳았다. 경찰과 소방 인력이 대거 투입되고 일부 인력은 타 지역에서까지 동원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정 행사에 공권력이 집중되는 것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대형 사고 예방을 위한 선제 대응이라는 필요성이 강조되지만, 한정된 자원이 특정 이벤트에 과도하게 배치되는 구조에 대해서는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이브는 이번 공연을 위해 3월 16일~22일까지 7일간 광화문 광장을 사용하는 비용으로 약 3000만 원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경복궁, 숭례문 등의 사용 및 촬영 허가에 따른 입장료 손실분 등을 고려해 국가유산청에 내는 6120만 원을 합산해도 하이브가 부담하는 비용은 총 9000만 원 수준이다. 반대로 하이브가 넷플릭스에게 독점 생중계권을 판 대가는 수백억 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연에 차출된 공공 인력과 그 규모에 비하면 하이브가 지불하는 비용은 지나치게 낮고, 그로 인해 얻는 수익 역시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이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BTS의 이번 공연이 K-팝의 위상을 재확인하고 향후 월드투어로 이어지며 조 단위에 이르는 막대한 경제적 파급력을 낳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광화문 공연을 통해 하루 약 1억 7700만 달러(약 2650억 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했고, 국내 언론들은 앞다퉈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에 견주기도 했다. 스위프트노믹스는 미국의 팝 스타인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이 열리는 지역에 직·간접적으로 막대한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는 것을 뜻하는 용어다.
다만 이 같은 수치와 전망이 실제 체감되는 효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산업적 성과가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이익으로 연결되는 구조인지, 공공 자원의 활용과 시민 불편이 수반된 만큼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환원이나 가시적인 효과가 얼마나 있었는지에 대한 평가는 쉽게 엇갈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BTS의 성공적인 복귀 자체와 별개로 이번 공연을 둘러싼 준비와 운영 방식이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평가는 쉽게 정리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민간 주도의 행사에 공공 자원이 대규모로 투입되고 그 과정에서 시민 불편과 사회적 비용이 수반되는 경우 투입 기준과 책임 범위에 대한 명확한 원칙 설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단순한 이벤트 성과를 넘어 공공성과 형평성의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논의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남게 됐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