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만의 프리미어리그 정상 탈환 눈앞…맨시티 맞대결과 챔스 일정 병행이 변수

리그 일정 초반인 7라운드부터 아스널은 줄곧 선두 자리를 지켜왔다. 2위와의 격차(현재 승점 9점)도 적지 않다. 리그 종료까지 단 7경기만이 남은 상황,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지만 마냥 마음을 놓을 수만은 없다. 이들에게는 어떤 불안 요소가 존재할까.
#우승 문턱서 멈췄던 아스널
아스널은 한때 유럽에서도 최강을 논할 때 손꼽히는 팀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우승을 차지하는가 하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20년이 넘게 지난 일이다. 최근 아스널은 주요 승부처에서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지며 리그 우승에 실패했다.
그간 아스널에게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 부임 이후 투자를 늘리며 성장을 거듭한 아스널은 리그 우승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주요 길목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며 무너졌다. 이에 최근 3년간 리그 2위 자리는 이들이 도맡아왔다.
특히 2022-2023시즌과 2023-2024시즌은 아쉬움이 깊었다. 장기간 선두 자리를 지키던 아스널은 시즌 막판 맨시티에게 자리를 내주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당시 아스널은 선두 자리를 놓고 맨시티와 치열하게 경쟁을 하는 압박감을 견디지 못했다. 하위권 팀과의 경기에서 승점을 잃으며 순위 싸움에서 밀려났다.
반면 맨시티는 리그 막판으로 갈수록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무서운 스퍼트를 선보였다. 2022-2023시즌은 막판 12연승, 2023-2024시즌은 9연승을 내달리며 순위를 뒤집었다. 이들은 선두 자리에 오른 이후에는 자비 없는 모습으로 아스널의 추격을 뿌리쳤다. 이번 시즌 아스널이 우승 경쟁 레이스를 펼치는 상대 또한 다름 아닌 맨시티라는 점에서 불안감은 더해진다.

아스널과 맨시티의 우승 경쟁에서 향후 일정은 맨시티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한 차례 리그에서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맨시티에게는 추격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맞대결에서 승리한다면 단숨에 승점 차를 좁힐 수 있다. 경기가 맨체스터에서 열린다는 점도 맨시티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이들의 맞대결이 모두 끝난 상황에서 현재의 격차가 있었다면 추격은 쉽지 않을 수 있었다.
이에 더해 맨시티는 아스널에 비해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다. 양팀이 리그컵 결승전에 진출하면서 예정됐던 리그 31라운드 경기의 일정이 바뀌어야 했다. 아스널은 31라운드 경기를 앞당겨 치렀으나 맨시티는 이를 뒤로 연기했다. 맨시티의 31라운드 상대는 리그 중하위권의 크리스털 팰리스다. 맨시티가 이들을 상대로 승리한다면 아스널과의 격차는 승점 6점 차이로 좁혀진다. 추격이 불가능한 격차는 아니다.
아스널로선 챔피언스리그 일정과 병행해야 한다는 점도 리그 우승 경쟁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아스널은 A매치 휴식기를 보낸 이후 챔피언스리그 8강 일정에 돌입한다. 상대는 스포르팅이다. 1차전은 포르투갈로 먼 원정을 떠나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물론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 또한 중요하지만 리그 우승 경쟁을 펼치는 상황, 시즌이 막판으로 흐르는 시점에 이는 체력적 부담이 될 수 있다.
아스널과 달리 맨시티는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치르지 않는다. 지난 16강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패해 대회를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대회 탈락은 아쉽지만 맨시티로선 선두 추격을 위한 힘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불안 요소에도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우승이 유력한 구단은 아스널이다. 유력 스포츠 도박사들은 23일 기준 아스널의 우승 배당을 1.10으로 책정했다. 2위 맨시티는 7.00이다.
남은 일정에서 맨시티에게 기회가 될 수 있는 양팀 간 맞대결은 아스널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쉽지는 않은 경기이지만 아스널이 승리를 가져간다면 우승 확정에 가까운 상황을 만들 수 있다. 1, 2위 팀이 만나는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경기는 다음 달(4월) 20일 열린다.
한때 맨시티를 상대로 좀처럼 이기지 못하던 상황을 뒤집었다는 점도 아스널의 우승 전망이 밝은 이유다. 아스널은 맨시티가 본격적으로 강팀으로 올라선 2017-2018시즌부터 2022-2023시즌까지 16경기에서 1승 15패로 압도당한 바 있다. 하지만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한 이후 2023-2024시즌부터 6경기에서 3승 3무로 패하지 않았다. 드디어 '맨시티 공포증'을 벗어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리그컵 결승전 패배는 약 3년 만에 맨시티를 상대로 당한 패배였다.
현재 리그 1위 자리에는 아스널이 올라 있다. 자리를 지키기만 하면 우승 트로피를 가져갈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8년간 맨시티와 리버풀이 양분해왔다. 아스널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