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출마로 평택·울산 미궁 속으로…세종·경남 단일화 요구 나오지만 진척 없어

1995년 1회 지방선거 이래 8번의 울산시장 선거에서 7차례 보수 진영 후보가 승리했다. 7번 중 5번은 보수 진영 후보가 50%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2022년 8회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김두겸 현 시장이 득표율 59.78%를 얻으며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그렇다고 대구·경북(TK)처럼 난공불락은 아니다. 2018년 민주당의 송철호 후보가 ‘8전 9기’ 도전 끝에 당선됐다. 당시 지방선거는 민주당·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바른미래당·민중당 4자 구도로 치러졌고, 송 후보는 52.88%의 득표율을 올렸다. 80%를 넘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김기현 당시 시장의 측근 비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 22대 총선에서는 민주당(동구)과 진보당(북구)이 각각 한 석을 차지했다. 두 지역은 공단 노동자들이 거주하는 곳이기에 진보 진영이 강세를 보이는 곳이다. 비례대표 투표에서도 득표율 46.38%(더불어민주연합+조국혁신당)로 44.99%(국민의미래+개혁신당)를 얻은 보수 진영을 눌렀다.
현재 울산시장에는 김상욱 민주당 의원, 김종훈 전 진보당 의원, 황명필 혁신당 울산시당위원장이 출마한 상태다. 보수 진영에서는 김두겸 시장이 재선을 노린다. 국민의힘 공천 결과에 불복해 박맹우 전 울산시장이 무소속으로 나오면서 판이 커졌다.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1월 16일부터 이틀간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한 여론조사(1월 20일 공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김두겸 후보 41.1%, 김상욱 후보 32.4%, 김종훈 후보 12.6%로 집계됐다. 범진보 진영 입장에서는 선거 승리를 위한 단일화가 필수라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범진보 진영 후보들은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논의는 순탄치 못할 가능성이 높다. 조국 대표 평택을 출마가 울산에 불똥이 튀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범여권 내부에서는 ‘평택을은 진보당, 울산은 민주당’ 식의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었다. 이에 따르면 귀책사유가 있는 민주당이 평택을에 후보를 내지 않고,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가 진보 진영 단일후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조 대표 출마로 혁신당과의 추가 협상이 불가피해졌다.

평택을 단일화는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각 정당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진보당은 김재연 대표가 원내에 입성하면 의석수가 5석으로 늘어난다. 5석 이상 20석 미만의 정당은 정당 보조금 총액의 5%를 가져갈 수 있다. 혁신당은 당의 최대 자산이자 구심점인 조국 대표의 당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조 대표와 김 대표는 단일화 없는 완주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 지역 공천을 천명한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체급이 낮은 인물을 내세운 다음 단일화를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평택에 나올 경우 단일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말로 이어진다(관련기사 ‘평택을’ 험지 맞아? 조국 보궐선거 출사표에 흔들리는 범진보).
#세종·경남도 셈법 복잡
세종시장·경남지사에서도 범여권 단일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세종시장은 국민의힘의 최민호 현역 시장,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 민주당 조상호 전 세종시 경제부시장 등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중도일보 분석에 따르면 9차례 여론조사에서 최 후보는 20%대의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민주당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밀리고 있다는 평가다. 3자 대결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울산시장 선거 등과 달리 단일화가 시급하지 않은 셈이다.
황운하 의원은 4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 지지도가 23~24% 나온다고 해서 3파전을 해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지 않겠느냐고 하겠지만, 실제 투표일이 가까울수록 (결집해서) 국민의힘 후보가 40% 가까운 득표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4월 17일 협상을 시작해 20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고 30일까지 단일화를 완료하자는 시간표를 제시한 상태다.
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조상호 전 경제부시장은 4월 17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황 의원과) 국민의힘에 세종시장을 넘기는 일은 절대 없어야 된다. 그런 문제의식에 서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조 전 부시장은 “조국혁신당하고는 이번 지방선거가 끝나면 다시 합당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지지해 주신 분들 당원들을 결집하고 내부 화합을 하는 것이 먼저”라며 말을 아꼈다.
경남지사 단일화 논의는 본격화할 전망이다. 경남지사 선거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민주당)·박완수 지사(국민의힘)·전희영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진보당) 등 3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김 후보와 전 후보 간 단일화 논의는 진행되고 있지 않다. 경남 정치개혁광장시민연대는 국민의힘 독주를 막고 민주적 도정을 실현하기 위해 범진보에 속하는 정당들이 단일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후보자 간 합의가 이뤄져도 마지막에는 각 당의 중앙당 합의가 필요하다. 키는 민주당 지도부가 쥐고 있다. 민주당으로선 울산·경남 등 격전지 탈환을 위해서는 단일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한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후보 공천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단일화 관련 논의는 이르다고 강조했다. 다른 당도 민주당 공천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일화가 늦어질 경우 2014년 6회 지선 울산시장 단일화 파행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통합진보당·정의당 후보 차원 단일화는 성사됐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 반대로 무산됐다. 선거 5일 전 극적으로 단일화가 성사됐지만, 김기현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압승을 거뒀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