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밤 방송된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는 ‘김광석과 친구들’ 특집으로 꾸려졌다. 고인의 절친한 친구였던 가수 박학기 한동준, 그리고 후배 홍경민 신치림 등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박학기는 고인과의 각별했던 우정, 그리고 고인이 떠난 뒤의 슬픔을 두 곡의 노래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들려줬다.
@ 서른 즈음에
‘서른 즈음에’ 그는 떠났다. 지난 96년 1월 6일 고 김광석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향년 31세. 그때 박학기는 서른둘이었다. 그 역시 서른 즈음에 가장 절친했던 친구를 보낸 것이다.
▲ 사진제공 : MBC |
바로 그날 고인과 만났으며 사망을 앞두고 전화 통화까지 했던 박학기는 그렇게 절친했던 김광석을 보냈다.
방송에서 박학기는 “광석이가 방송 후 술 한 잔하는 걸 공연 때문에 거절했는데 몇 시간 뒤 김광석의 비보를 듣게 됐다.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다. 오랫동안 힘들었다”며 “당시에는 ‘서른 즈음에’라는 곡에 큰 감동을 못 받았다. 이 친구가 가고 몇 년 동안 안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학기에서 ‘서른 즈음에’라는 곡은 3년이 지나 다시 찾아왔다. 박학기는 “3년 쯤 지나 대학로를 지나는데 ‘서른 즈음에’가 들려왔다”며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라는 가사가 그 때 들렸다. 이를 계기로 광석이 노래가 들리기 시작했다”며 세상을 떠난 절친을 그리워했다.
@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날 방송에서 박학기는 “그날(고 김광석이 사망한 날) 우린 공연에서 듀엣곡을 하자는 얘기를 했었다”라며 “광석이는 자작곡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에 굉장히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조인트 콘서트에서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듀엣곡으로 부르기로 했었다”고 밝혔다.
물론 그 약속은 지켜질 수 없다. 그렇지만 이날 방송에서 간접적이지만 그 약속, 17년 전의 약속이 이뤄졌다. 이날 방송에서 박학기는 “광석이와 같이 듀엣곡을 부르겠다”며 무대에 올라갔다. 제작진은 박학기 뒤편 스크린에 김광석이 생전에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부르던 영상으로 흘렀다.
그렇게 영상 속 김광석과 박학기는 듀엣곡을 불렀다. 김광석의 노래에 박학기는 고유의 고음 하모니를 더해 잊지 못할 듀엣 공연을 완성한 것.
MC들과 다른 출연진은 물론 시청자들도 이 공연에 몰입했다.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들의 듀엣 공연을 보고 있지만, 아무래도 고 김광석을 정말 잊기는 힘들 것 같다는 마음으로.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