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수습비·지연손실 등 청구 예고…본선 사고 땐 화주·제작사 부담 커질 가능성

문제는 사고 수습 비용을 누가, 어디까지 부담하느냐다.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사고 처리 비용과 선로 사용 차질, 열차 지연에 따른 영업손실 등을 포함해 성신양회 측에 1억 원 미만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예고했다. 시멘트업계는 지난 6월 시멘트공업협회 회원사 회의에서 이 문제를 공유했고, 이후 코레일과도 사고 비용 부담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가 우려하는 대목은 이번 청구액 자체보다 선례다. 이번 사고는 도담역 구내에서 발생했고 운행 지장을 받은 열차도 5대에 그쳤지만, 화차가 KTX나 일반열차가 다니는 본선에서 사고를 낼 경우 지연 손실 규모가 훨씬 커질 수 있다. 김재열 한국시멘트협회 전략기획실장은 “본선에서 사고가 나면 열차 지연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금액 자체보다 앞으로 철도 수송을 계속할 수 있느냐를 다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이 제작상 하자로 확인되면 화차 소유주는 제작사 등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시멘트업계가 보는 문제는 손실 규모가 커졌을 때 사고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화차 소유주나 제작사로 손실 부담이 넘어가는 선례가 굳어질 경우, 작은 업체들은 사고 한 번으로 사업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은 “이미 위태로운 철도물류에 악수가 될 수 있다. 철도 수송 확대를 검토하던 업체들도 이번 사고 처리 방향에 따라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철도물류 대규모 이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멘트 철송이 줄어들면 레미콘 공장과 건설 현장에도 부담이 번질 수 있다. 철도로 나르던 물량을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 등 도로 운송으로 돌리면 운송비와 차량 확보 부담이 커지고 지역별 시멘트 공급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레미콘업체의 원가 부담이 커져 건설자재 가격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한대석 심플렉스컨설팅 대표는 “화차 소유주는 코레일의 고객이기도 하다. 책임을 따져야 하는 사안이더라도 일방적으로 비용을 산정해 부담시키는 방식으로 가면 고객사가 이탈할 수 있다”며 “코레일과 화주, 제작사가 점검과 사고 예방 책임을 함께 나누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손해배상도 철도 수송을 유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협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