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이해찬 카드’ 승부수, 김민석은 대세론 시험대…송영길 득표율도 변수

충청은 전국선거에서 캐스팅보트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지역이다. 8·17 전당대회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계속될 전망이다. 충남 금산에서 태어난 정청래 후보 홈그라운드에서 김민석 송영길 후보가 얼마나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지역별 순회경선 순서는 전당대회 시작 전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6월 30일 민주당 전국당원대회준비위원회는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순회경선 일정을 의결했다. 충청(충남·충북·대전·세종)권을 시작으로 부산·울산·경남, 제주·인천, 강원·대구·경북, 호남(전북·전남·광주), 경기·서울 순이었다.
이를 두고 김민석 송영길 후보 측에서 불만이 나왔다. 정청래 후보에게 유리한 일정이 아니냐는 취지였다. 김민석 후보가 앞선다고 평가받는 호남의 순회경선 일정이 후반부에 편성된 것과 관련해서도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친청과 친명 대립구도가 점점 격화하는 가운데, 정 후보가 충청권을 사수하지 못할 경우엔 친명에게 우세하게 흘러갈 것이 자명하다”면서 “김민석 후보가 충청권에서 정 후보에 우세를 점하면 ‘김민석 대세론’ 풍선효과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송영길 후보의 충청권 득표율도 전당대회 전반을 관통하는 ‘변수’로 주목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7월 16일 국방부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통합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소재 자운대에서 창설하는 골자의 계획이었다. 이에 대해 친청계에선 ‘명픽 당권주자’ 김민석 후보에 대한 우회적인 지원사격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민주당 한 인사는 “과대해석이라고도 볼 수 있다”면서도 “발표 시기가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이었던 만큼, 당 일각서 ‘친명 밀어주기’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측면도 있다”고 했다.

정 후보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김 여사께서 제 후원회장을 기꺼이 맡아주시겠다는 말씀을 듣는 순간 정말 무거운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웠다”면서 “살아있는 또 한 분의 이해찬 총리님께서 말씀하시는 듯한 무게감, 이해찬 총리님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엄습했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이해찬 정신으로 검찰개혁을 완수하고 민주당을 더 개혁적인 정당으로 만들겠다”면서 “선배 당대표의 길을 후배 당대표로서 뜻을 이어가며 이해찬 정신으로 민주당을 민주적 국민정당, 개혁해서 승리하는 정당으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충청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해찬 전 총리의 경우 민주당 핵심 지지층 마음을 움직일 만한 상징적인 존재임과 동시에 진보정당 충청권 맹주로서 전국정치에 깊숙이 관여했던 인사”라며 “이 전 총리 배우자인 김정옥 여사를 후원회장으로 모신 것은 정 후보가 전당대회 시작을 알리는 충청 순회경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충청권 여론이 김민석 후보에게 우세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최근엔 또 마냥 분위기가 그런 것만은 아니”라면서 “충청권 당심경쟁 자체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충청권 민심이 들쑥날쑥한 흐름을 보이기 때문에 전당대회 순회경선 또한 뚜껑을 열어 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전국 당권주자별 지지율은 정청래 25.7%, 김민석 21.5%, 송영길 8.3%로 나타났다. 충청권 여론은 전국단위 여론조사 결과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정청래 25.2% 김민석 21.3% 송영길 8.0% 순이었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7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당대표 선호도’ 여론조사(ARS 무선전화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에선 전국의 경우 정청래 후보가 33.7% 지지율을 기록했다. 김 후보가 22.0% 지지를 받으며 뒤를 이었다. 송영길 후보는 11.7%였다.
충청권에서는 정 후보가 29.9% 지지율을 기록했다. 송 후보는 20.6%, 김 후보는 14.7% 지지율을 보였다. 이 조사에서 정 후보와 김 후보는 충청권서 전국 대비 낮은 지지율을 나타냈고, 오히려 송 후보가 전국 대비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기사에서 언급된 모든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