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전국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이 일상의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프로야구는 이틀 연속 '폭염 취소'라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고, 서울 잠실야구장은 관중의 함성 대신 적막만 남았다. 시민들은 양산과 실내 냉방시설, 무료 생수에 기대며 한낮의 무더위를 버텼다.
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바라본 도심은 한눈에도 뜨거웠다. 한강변 아파트와 도로, 교량, 빌딩 숲은 온도에 따라 노랗고 붉은 색으로 표시됐고, 뜨겁게 달아오른 도시는 마치 열기를 품은 거대한 용광로처럼 보였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이날 예정된 프로야구 1·2군 전 경기를 취소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폭염으로 경기가 열리지 못한 것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 관중석과 매표소 앞은 텅 비어 있었다. 평소라면 경기 시작을 기다리는 팬들로 붐볐을 공간은 강한 햇볕 아래 조용히 닫혀 있었다.
냉방시설을 찾아 실내로 향하는 발길도 이어졌다. 서울 시내 한 복합쇼핑몰에는 무더위를 피해 들어온 시민들이 몰렸다. 에스컬레이터와 휴식 공간, 식음료 매장 주변은 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쇼핑과 외식, 카페 이용, 영화 관람을 한곳에서 즐기며 더위를 피하는 이른바 '몰캉스'가 도심 속 피서 문화로 자리 잡는 모습이었다.
번화가에서는 '개문냉방' 영업도 이어졌다. 홍대와 명동 일대 일부 상점들은 에어컨을 켠 채 출입문을 열어두고 손님을 맞았다. 문을 열어둬야 손님이 들어온다는 상인들의 현실과 에너지 낭비를 둘러싼 우려가 폭염 속 거리에서 교차했다.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한 폭염 대응 시설도 눈에 띄었다. 서울 용산구 거리에는 무료 생수를 제공하는 '용산구 샘터'가 설치돼 시민들이 물을 받아갔다. 생수 자판기와 냉장고 형태로 운영되는 샘터는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서울 도심 풍경. 한강 일대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사진=최준필 기자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서울 도심. 온도가 낮을수록 보라색으로, 온도가 높을수록 노란색으로 보인다. 사진=최준필 기자프로야구 1·2군 전 경기가 이틀 연속 '폭염 취소' 된 6일 오후 텅 빈 잠실야구장 그라운드. 사진=임준선 기자평소라면 관중들로 붐볐을 잠실야구장 매표소 앞이 텅 빈 채 적막하다. 사진=임준선 기자6일 오후 시민들이 용산역 앞에서 양산을 쓴 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열화상 카메라에 비친 시내 복합쇼핑몰. 시민들이 쇼핑과 휴식을 즐기는 '몰캉스(복합쇼핑몰+바캉스)'를 만끽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쇼핑몰 내부는 바깥보다 10℃ 가까이 낮은 모습이다. 사진=최준필 기자6일 서울 명동 거리의 상점들이 에어컨을 튼 채 출입문을 열어두는 이른바 '개문냉방' 영업을 하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명동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이 매장에서 나오는 냉기를 맞으며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6일 시민들이 무료로 생수를 제공하는 '용산구 샘터'에서 물을 꺼내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