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시 (주)한화 일반주주와 이해 상충 우려…오너 일가 보유 지분 현금화 가능성도 배제 못 해

개정안은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되 모회사 이사회의 의무 이행과 일반주주 보호 노력, 자회사의 경영·영업 독립성 등이 인정되는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적용 대상은 외부감사법상 종속회사와 함께, 모회사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계열회사나 해당 회사가 다시 지분 50%를 초과해 지배하는 손자·증손회사 등 수직적 지배 관계에 있는 계열회사가 포함된다.
이에 따라 상장사 (주)한화의 최대주주 위치에 있는 한화에너지는 새로 도입될 중복상장 규제의 직접 적용 대상이 되지 않는다. (주)한화가 한화에너지를 지배하는 구조가 아니라, 비상장사인 한화에너지가 (주)한화 지분 22%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 주요 주주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50%)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20%)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10%) △FI(재무적 투자자) 컨소시엄(20%)으로 구성돼 있다.
한때 고조됐던 한화에너지 상장 차질 우려는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평가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29일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국투자증권·대신증권으로 이뤄진 FI 컨소시엄에 한화에너지 지분 20%를 넘겼다. 당시 주주 간 지분 매각 계약에는 2031년 말까지 한화에너지 IPO를 마무리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IPO와 관련한 모든 논란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한화에너지가 상장할 경우 한화에너지 주주와 (주)한화 일반주주의 이해관계가 별도로 형성되면서 사안에 따라 양측의 이해 충돌 소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화그룹 내 상장사는 12곳이다. 향후 이들 회사 간 합병이나 주식교환, 계열사 간 지분거래 등 과정에서 거래 조건이 한화에너지 주주나 오너 일가에 유리하게 설계될 경우 그 부담이 (주)한화나 다른 계열 상장사의 일반주주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에너지의 향후 상장 재추진 시 구주매출 여부도 주요 쟁점이다. 한화에너지는 2025년 IPO 대표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김동선 부사장의 보유 지분 일부를 공모 과정에서 매각하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후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이 보유한 구주 20%를 FI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프리 IPO 성격 거래가 이뤄지면서 기존 IPO 공모 구조에 관한 논의는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갔지만 향후 공모 구조에 구주매출이 포함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솔루션 주주연대는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에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기준에 대해 “오너일가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한화에너지가 (주)한화 위에 다시 상장되는 기형적인 옥상옥 구조를 허용하는 특혜성 규제”라며 “오너일가의 승계 자금 마련에 활용될 수 있는 한화에너지에는 길을 열어주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금융당국은 특혜 시비가 제기된 중복상장 세부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화에너지는 상장사인 (주)한화의 최대주주인 점에서 중복상장 규제와 지배 관계의 방향만 반대인 예외적 구조”라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상장 이후 일반주주 간 이해 상충 우려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닌 만큼, 한화에너지 상장 심사 과정에서 (주)한화 일반주주 보호 문제를 별도로 살펴보고 향후 제도적 보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화에너지 관계자는 “현재 IPO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되거나 결정된 사항은 없기에 일반주주 보호 방안이나 구주매출 계획도 현재 결정된 바 없다”며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회사가 별도의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IPO가 오너일가의 지분 현금화나 승계 재원 마련에 활용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