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한승우 나홀로 전무 승진, 후계 입지 강화…3세 개인회사들 모친 품으로, 유류분 소송 대비 관측도

재계에서는 한승우 전무가 유력한 경영 후계자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전무가 1992년생으로 비교적 젊지만 오너 3세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 전면에 나서 있는 데다, 이번 전무 승진으로 두 누나와의 경영 참여도에서도 격차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부친인 한석범 회장이 1960년생인 만큼 경영권 승계가 단기간에 이뤄지기보다는 한 전무가 경영 경험을 쌓는 과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BYC가 보수적인 가족경영 방식을 이어온 만큼 경영권 승계에서도 한석범 회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한 회장이 완전히 물러나기보다는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단계적으로 경영권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병섭 가족기업학회 고문은 “향후 대표이사 선임이나 공동대표 체제 전환 등 실질적인 권한이 확대되는지가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를 가늠할 신호”라고 내다봤다.

BYC는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에도 시동을 건 상태다. 지난 3월 자기자본의 70%에 달하는 3940억 원을 들여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옛 BYC 본사 부지를 개발하는 신규시설 투자 안건을 통과시켰다. 2031년까지 이곳에 업무시설과 오피스텔 1095실을 갖춘 주거·업무 복합단지 GD메트로타워를 조성할 예정이다. BYC 입장에선 보유 부동산을 장기적인 수익 자산으로 전환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경영 후계자로서 한승우 전무의 입지는 한층 뚜렷해지고 있지만 지분 승계 방식은 오히려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그동안 한 전무에게 지배력을 넘기는 작업은 어느 정도 진행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BYC 최대주주인 신한에디피스는 올해 2분기 말 기준 BYC 보통주 18.56%를 보유하고 있는데, 한 전무가 이 회사 지분 58.34%를 보유한 최대주주였기 때문이다. BYC 지분 14.43%를 보유한 2대 주주 한승홀딩스 역시 2021년 말 기준 한 전무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이와 별도로 한 전무는 BYC 보통주 4.66%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2024년 들어 이 같은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한승우 전무가 지배력을 보유했던 신한에디피스의 최대주주가 한 전무 모친이자 한석범 회장 아내인 장은숙 씨로 바뀌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에디피스 지분은 장 씨가 83.67%, 한 회장이 16.33%를 보유하고 있다. 한승홀딩스는 2022년 3월 이후 감사보고서를 공시하지 않고 있지만, 별도의 주주 변동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딸이 직접 보유하던 BYC 지분에도 변화가 있었다. 2024년 7월 한지원 씨와 한서원 이사는 자신이 보유한 BYC 보통주 전량을 한석범 회장에게 신탁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지원 씨와 한 이사는 BYC 우선주만 각각 0.06%, 0.03%를 들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지배구조 전문가는 “현재 지분구조만 놓고 보면 장은숙 씨가 BYC 지배구조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신한에디피스 지분 80% 이상을 장 씨가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이 지분이 누구에게 넘어가느냐가 승계 구도를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며 “수많은 계열사를 자녀들에게 어떻게 배분할지도 지켜봐야 한다. 현재로서는 특정 자녀에게 지분을 집중할지, 계열사를 나눠 승계할지 방향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지분 변화가 BYC 창업주 한영대 전 회장의 상속재산을 둘러싼 오너 일가의 유류분 반환 소송이 진행되는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2022년 12월 한석범 회장 모친 김 아무개 씨는 상속 과정에서 유류분을 받지 못했다며 아들인 한 회장과 한기성 한흥물산 대표를 상대로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 김 아무개 씨의 다른 자녀들도 원고로 이름을 올렸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여러 해석이 나온다. BYC 지분 6.8%를 보유한 트러스톤자산운용 한 관계자는 “유류분 반환 소송에서 한석범 회장 측이 상당한 금액을 지급해야 할 경우, 자금이 필요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조율하는 과정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두 딸이 보유한 BYC 지분을 한 회장에게 신탁한 것을 두고는 향후 외부 주주와의 연대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지분 결집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러스톤은 최근 장은숙 씨에게 지배력이 넘어간 개인회사들이 향후 승계 과정에서 활용되면서 회사나 소수주주의 이익이 훼손되는지 여부를 계속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트러스톤은 2023년 BYC가 승계를 위해 자녀 개인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하고 있다는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최근 계열사 내부거래 규모가 줄어들고 배당이 확대되면서 트러스톤은 공개적인 주주활동 대신 주주환원에 초점을 맞춘 비공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BYC 관계자는 “한승우 전무는 2분기에 전무이사로 승진했으며 경영승계나 역할과 관련해선 현재까지 확정된 내용은 없다”며 “(유류분 반환 소송은) 회사의 경영 및 업무와 무관한 오너 일가 개인의 건이므로 회사 차원에서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