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제재·검찰 기소에도 계열 거래 의존도 확대…에스피네이처의 자회사 흡수합병 이후 내부거래 확대 가능성

공정거래법상 자산 5조 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를 넘는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금액이 연간 200억 원 이상이거나 전체 매출액의 12% 이상일 경우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2023년 5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된 삼표는 내부거래 비중이 해당 기준을 웃돌았다.
과거의 이러한 거래 행태는 공정위 제재로 이어졌다. 공정위는 2024년 8월 삼표산업이 레미콘 원재료인 분체를 에스피네이처로부터 매입하는 과정에서 비계열사 대비 높은 수익을 보장해 부당 지원했다고 판단했다.
2024년 8월 공정위는 삼표산업이 2016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레미콘 원재료인 분체를 다른 기업보다 약 4% 비싼 가격에 에스피네이처로부터 매입하도록 해 에스피네이처를 부당하게 지원했다고 판단했다. 이후 검찰은 정도원 회장이 이 같은 거래 구조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기소했다.
공정위는 에스피네이처가 해당 거래를 통해 약 74억 9600만 원의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보고, 과징금 116억 2000만 원을 부과, 지원 주체인 삼표산업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해당 거래가 단순한 원재료 조달 목적을 넘어 정대현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기반 마련과 에스피네이처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지원 행위였다고 봤다.
이후 지배구조 개편도 이어졌다. 삼표산업은 2023년 3월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에스피네이처는 600억 원을 출자해 삼표산업의 2대 주주가 됐다. 같은 해 7월에는 삼표산업이 모회사인 (주)삼표를 역흡수합병했다. 검찰은 에스피네이처의 기업가치가 해당 거래와 구조 개편을 통해 상승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역합병으로 정도원 회장의 지분율은 30.33%로 감소한 반면, 에스피네이처와 정대현 부회장의 합산 지분율은 23.45%로 상승해 두 사람의 지분 격차는 6.88%포인트까지 좁혀졌다.

공정위와 검찰이 에스피네이처를 정대현 부회장의 승계 기반과 연결해 보고 있는 가운데 에스피네이처의 자회사였던 에스피에스엔에이가 올해 에스피네이처에 흡수합병된 점도 주목된다. 에스피에스엔에이는 주로 삼표시멘트를 통해 원재료 등을 매입하고, 삼표산업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구조를 취해왔다.
에스피에스엔에이의 매출액은 △2022년 1257억 원 △2023년 1421억 원 △2024년 1170억 원 △2025년 1186억 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내부거래 매출은 △2022년 405억 원 △2023년 385억 원 △2024년 333억 원 △2025년 319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내부거래 매입은 △2022년 238억 원 △2023년 304억 원 △2024년 376억 원 △2025년 406억 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이번 흡수합병으로 삼표산업과 에스피네이처 간 내부거래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삼표산업 관계자는 “삼표산업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에스피에스엔에이 흡수합병의 경우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 개편”이라고 밝혔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