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영웅’ 포상 검토에 ‘돈쭐’ 응원 이어지지만…사건 여파로 식당가 한산하고 상인들 불안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뛰어다녔다. 여자친구와 함께 2층 푸드코트를 찾아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던 나현준 씨(31)가 소란스러운 곳을 쳐다봤다. 범인이 양손에 흉기를 든 채 여기저기 위협하고 있었고, 누군가 의자를 들고 그를 막아서고 있었다. 나 씨는 여자친구에게 빨리 피하라고 한 뒤 식당 의자를 집어 들었다. 흉기를 휘두르는 최 씨에게 다가가면서 112에 전화를 걸었다. 이번 사건의 최초 신고였다.
시민들이 우산과 의자 등으로 막아서자 범인은 하행 에스컬레이터를 거슬러가며 3층으로 올라갔다. 3층에서도 범인은 또 다른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뒤를 쫓아 올라간 나 씨는 의자를 치켜들고 범인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범인은 나 씨를 공격했다. 의자를 던지며 맞서던 나 씨는 범인의 공격에 에스컬레이터 위로 넘어져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곧바로 몸을 일으킨 나 씨는 다른 의자를 집어 들고 다시 위로 올라갔다.
그러는 동안 다른 시민들이 의자와 우산을 들고 범인을 막아섰다. 시민들에 막힌 범인이 방향을 틀어 4층 영화관 쪽으로 올라가자 쌈밥집 사장 신인수 씨(66)가 의자를 던졌다. 범인은 신 씨가 던진 의자에 맞고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올라갔다.
여자친구와 영화를 보러 온 직장인 신중현 씨(23)는 범인이 아이들이 많은 4층까지 올라오면 큰일이라는 생각에 피하려다 말고 몸을 돌렸다. 의자를 집어들어 범인에게 던졌다. 하행 에스컬레이터를 거슬러 올라오던 범인이 신중현 씨가 던진 의자에 맞아 쓰러져 아래로 떨어졌다. 신 씨는 아래층 시민들에게 그를 붙잡으라고 외쳤다. 나 씨와 쌈밥집 사장 신 씨 등 시민 4명은 범인을 의자 4개로 누르며 제압했다. 이어 도착한 경찰이 마침내 범인을 붙잡았다.

'일요신문i'는 사건 발생 이틀 뒤 현장을 찾았다. 온라인상의 관심으로 보자면 식당가는 사람들로 북적여야 했다. 그러나 해당 식당가는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점심을 먹으려는 시민들과 직장인들로 한창 붐벼야 할 점심시간인데도 빈 자리가 많았다. 손님이 아예 한 명도 없는 식당도 있었다. 범행 현장이나 다름없는 2층 식당가는 손님보다 취재진과 경찰 관계자, 공무원이 더 많았다.

복합상가 내 1층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귀금속 가게를 운영하는 김 아무개 씨는 “단골손님 외에는 손님이 없다. 한 사람 때문에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라고 분노했다.
사건을 직접 겪은 상인들 사이에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인천 남동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직원들이 나와 사건을 목격하거나 피해를 입은 상인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진행하고 있지만 불안함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고 있다. 일부 상인들은 영업을 재개하면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한 상인은 “당장 앞에 있는 사람이 나를 언제든 덮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