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범 제압한 상인들에 응원 쇄도·경찰 포상 검토…영업 재개에도 손님 발길 끊기고 사건 충격에 불안감 여전
10월 15일 오전 11시 30분쯤 찾은 인천 남동구 구월동 복합상가. 점심시간을 앞둔 2층 식당가는 빈자리가 대부분이었다. 일부 점포를 제외한 대부분의 상인들이 영업을 재개했지만, 손님이 한 명도 없는 식당도 적지 않았다. 식당가를 오가는 사람들 역시 손님보다는 취재진과 경찰 관계자, 공무원 등이 대부분이었다.

식당가에서 영업을 이어가는 상인 중에는 13일 흉기 난동 당시 직접 피의자와 맞서 시민들을 보호했던 이들도 있었다. 우동집을 운영하는 30대 이 아무개 씨는 당시 최 씨가 시민들을 공격하자 의자를 들고 맞섰다.
3층에서 쌈밥집을 운영하는 신 아무개 씨(66) 역시 피의자 제압에 참여했다. 최 씨가 에스컬레이터에서 시민이 던진 의자에 맞아 쓰러지자 신 씨는 다른 시민들과 함께 최 씨를 제압했다. 신 씨는 “손님이 많은 4층으로 이동하면 큰 피해가 날 것 같아 필사적으로 막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들의 활약이 알려지면서 SNS 등 온라인에서는 상인들을 '시민 영웅'이라 부르며 응원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위험을 무릅쓰고 시민들을 구한 상인들의 식당을 찾아가 '돈쭐을 내주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경찰 역시 피의자와 맞선 시민들에게 포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관심에도 식당가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안쪽 푸드코트에는 그나마 손님들이 눈에 띄었지만, 대부분 같은 건물 영화관 등 입점업체 직원들이었다. 외부 손님으로는 이날 점심시간 20대 남성 5명이 쌈밥집을 찾아와 피의자 제압에 참여한 식당 주인에게 말을 건네는 모습이 눈에 띄는 정도였다.
상인들은 사건 이후 손님들의 발길이 사실상 끊겼다고 입을 모았다. 평소 점심시간이면 식당마다 자리가 가득 찼지만, 사건 이후에는 영업시간을 채우기도 어려워졌다고 한다. 식당가의 한 분식집 상인은 “원래 저녁 장사도 매일 했었는데 어제는 오후 5시도 되기 전에 문을 닫았다. 오늘도 오후 일찍 장사를 접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쌈밥집을 운영하는 신 씨 역시 “생계가 달린 일인 만큼 가게를 비워 놓을 수 없어 나왔는데, 오늘도 손님이 정말 없다”고 말했다.

사건을 직접 겪은 상인들 사이에서는 불안감도 가시지 않고 있었다. 일부 상인들은 영업을 재개한 뒤에도 비슷한 일이 다시 벌어질까 걱정하고 있었다. 한 상인은 “당장 앞에 있는 사람이 나를 언제든 덮칠 수 있다는 불안감도 든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현장에서는 경찰의 경계와 피해자 지원이 이어지고 있었다. 건물 안팎에서는 경찰관들이 순찰을 이어갔고, 사건이 발생한 1~3층에도 경찰 인력이 배치돼 있었다. 2층 식당가에는 인천 남동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직원들이 나와 사건을 목격하거나 피해를 입은 상인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진행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최 씨의 범행 동기와 사전 준비 정황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 씨는 경찰 조사에서 병원 치료 결과와 병원 측 신고로 수사를 받게 된 데 불만을 품었으며, 이를 사회에 알리고 관심을 끌기 위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최 씨 진술의 신빙성과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분석하는 한편, 주거지 압수수색 등을 통해 범행 준비 과정과 관련 증거를 확보할 방침이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