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액 감정·배상 책임 범위 놓고 10개월째 공방…연내 1심 선고도 불투명

이날 다니엘 측은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 전원의 활동 중단으로 발생한 손해를 다니엘 한 명에게 청구하는 것인지, 다니엘 개인의 활동 중단으로 발생한 손해만 청구하는 것인지 서면으로 명확히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어도어 측은 다니엘의 전속계약 위반으로 발생한 손해를 청구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손해액과 청구 범위는 감정 결과를 토대로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동행위와 개인행위로 발생한 손해는 법률적 평가와 책임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며 어도어 측에 청구 근거를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을 경우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사건의 출발점은 2024년 11월 뉴진스 멤버 5명이 공동으로 선언한 전속계약 해지다. 이후 법원은 어도어와 뉴진스의 전속계약이 유효하다고 판단했고 멤버들이 항소하지 않으면서 판결이 확정됐다. 해린·혜인·하니는 복귀를 결정했으며 민지는 회사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멤버들 중 유일하게 다니엘만이 어도어로부터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받고 손해배상 소송의 대상이 됐다.

책임 범위와 함께 어도어가 실제로 입은 손해의 규모를 놓고도 여전히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6차 변론에서 어도어 측은 멤버들의 계약 이행 거절로 예정됐던 광고 계약 대부분이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니엘 측은 기존에 예정된 광고와 촬영을 최대한 진행했다며 무산된 계약과 실제 손해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도 개별 계약의 진행 상황을 토대로 손해액을 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실제 체결됐다가 무산된 계약과 정상적으로 이행된 계약을 구분하고, 계약 중단에 따른 손실과 그 발생 원인을 확인하자는 취지다. 과거 뉴진스의 성과에서 민 전 대표의 기획·제작 역량이 차지하는 비중도 향후 예상 수익을 계산할 때 고려할 변수로 거론됐다.
그러나 이 같은 손해액을 산정하는 데 필요한 자료가 충분히 제출됐는지에 대해서도 양측 입장이 엇갈렸다. 다니엘 측은 감정인이 지난 8월 4일 어도어에 요청한 자료 18개 항목 중 5개가 여전히 제출되지 않았다며 '고의적인 소송 지연 의혹'을 또 다시 제기했다. 특히 2024년 11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뉴진스의 구체적인 활동 계획에 관한 자료가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어도어가 주장하는 손해액을 산정하려면 해당 기간 어떤 활동이 예정돼 있었고 이를 통해 얼마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측은 감정 절차의 진행 방식을 놓고도 충돌했다. 다니엘 측은 자료 제출 기한을 명확히 정하고 이후 제출되는 자료는 감정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다. 감정 관련 의견서도 11월 5일까지 제출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제출하지 않는 자료는 '없는 것'으로 보고 감정을 진행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자료 제출을 지나치게 독촉하면 감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감정 진행 상황과 완료 예상 시점을 확인하기로 했다.
감정 결과의 제출 시점은 연내 선고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재판부는 다음 변론기일을 11월 12일로, 그 다음 변론기일을 12월 3일로 지정했다. 감정 결과에 대한 검토와 다니엘 개인의 배상 책임 범위에 관한 심리가 조기에 마무리되면 연내 선고도 가능하지만 추가 심리가 필요할 경우 1심 판결은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