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보상 검토 밝혔지만 금감원 검사 결과 기다리며 결정 유보…전문가 “제재와 별개로 고객 신뢰 회복 나서야”

이번 사태는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위해 1조 원이 넘는 청약증거금을 받고도 국내 고객에게 주식을 한 주도 배정하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미래에셋증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월 5~10일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진행해 총 786건, 7억 9541만 5000달러(약 1조 706억 원)의 증거금을 접수했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은 최종 판매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고 6월 13일 청약증거금을 투자자들에게 전액 환불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증거금을 돌려받았어도 청약 과정의 환전 비용과 자금이 묶인 데 따른 부담은 남았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금융감독원은 ‘0주 배정’ 사태 이전부터 미래에셋증권의 청약 모집 과정이 적절했는지 검사했으며, 배정 무산 이후에는 그 경위까지 검사 범위를 확대했다. 금융감독원은 청약 과열에 따른 투자자 보호 우려로 청약 첫날인 6월 5일 현장점검에 착수하고 9일 검사로 전환해 허위·과장 광고와 투자 위험에 대한 사전 안내가 적절했는지 등을 살폈다. 일반투자자보다 일부 투자자 보호 규제가 완화돼 적용되는 개인전문투자자의 등록 과정도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은 사과 당시 밝힌 보상 검토가 지급을 확약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지난 6월 고객에게 보낸 사과 메시지에 대해서는 보상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취지였으며, 지급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를 확인한 뒤 보상 여부 등을 최종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제재 여부와 별개로 투자자 보상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0주 배정’ 가능성을 사전에 고지했더라도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등의 낙관적인 전망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였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청약설명서와 청약신청서 등에 주식이 배정되지 않을 가능성을 안내했다. 하지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 4월 8일 보도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규모에 대해 “상당 규모를 예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당국의 검사·제재 결과가 고객 보상의 필수 선행 조건은 아니다”라며 “제재는 금융사의 법규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이고, 고객 보상은 투자자 보호와 신뢰 회복 차원에서 별도로 판단할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영진이 신속한 대응을 약속했다면 투자자들은 그 약속이 이행되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라며 “법적 책임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상 논의를 미루기보다, 금융사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먼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