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에서 내년 1분기 말로…삼성바이오 “각국 기업결합 심사 진행 등 고려”

추가 응모는 현지시각 10월 19일부터 30일 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 10월 26일에는 폴리펩타이드그룹 임시주주총회가 열린다. 정관상 주식 양도·의결권 제한을 없애고 삼성 측이 추천한 이사를 선임하는 절차 등이 남아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거래 결제 후 잔여 소수주주 지분 취득과 상장폐지를 추진할 계획이다.
인수 일정이 늦춰진 것은 승인 절차 영향이다. 현재 유럽연합(EU)·호주·브라질의 기업결합 심사와 인도의 외국인투자 승인 등이 진행되고 있다. 승인이 거절되면 인수에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예정 인수대금은 자사주를 제외한 3301만 6411주를 주당 44.31스위스프랑에 모두 취득할 경우 약 2조 7062억 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인수합병 가운데 가장 큰 거래라고 설명했다.
인수 목적은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이다. 펩타이드는 단백질의 구성 단위인 아미노산이 연결된 물질이다. 체내 신호 전달 등에 관여하는 펩타이드를 활용해 의약품을 만들 수 있다. 인슐린 분비와 포만감 등에 관여하는 호르몬을 모방한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가 대표적이다.
김학중 고려대학교 화학과 교수는 “펩타이드가 질환 유발 단백질과 결합하는 데 최적의 구조라는 점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그간 체내에서 빠르게 분해되고 경구 투여가 어렵다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신약 개발에 난항을 겪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이러한 난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잡히면서, 향후 다양한 질환의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부에 펩타이드 개발·생산 경험을 갖춘 인력이 제한적이라 폴리펩타이드그룹을 인수해 시장 진입 시간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이 수행 중인 CDMO 계약도 이어받는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약 2억 3663만 유로(약 3514억 원)로 전년 동기보다 41.6% 증가했다. 순이익은 약 908만 유로(약 134억 원)로 흑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 마이너스(-) 8.2%에서 9.3%로 높아졌다.
인수 재원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로 마련한다. 발행 예정 신주는 227만 주다. 최초 계획은 약 3조 원을 조달해 2조 7062억 원을 인수에, 나머지 약 2948억 원을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에 쓰는 것이었다. 이후 조건이 달라졌다. 유상증자 계획 발표 이후의 주가 하락이 조달 예정액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그 결과 증자대금에서 시설투자에 바로 사용할 몫은 사라졌다.

김형균 차파트너스 상무는 “인수를 통해 기대하는 수익률을 시장에 설명하고, 그 수익률이 자금 조달 비용보다 높을 것이라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시한 지표에는 이 내용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설명 없이 유상증자를 추진하면 주주들이 지분 희석에 따른 불확실성에 노출돼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 차원에서 결정됐다”며 “전체 발행주식 수 대비 약 4.9% 수준으로, 기존 주주에게 지분율에 비례한 신주 인수 기회를 부여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폴리펩타이드 인수 계획을 발표한 단계이므로 향후 성장률, 수익성 등 당사의 운영 계획을 말씀드리기에는 이르다고 판단된다”며 “당사가 축적해 온 대규모 생산 운영 및 관리 역량을 접목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한층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