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병관 국방부장관 내정자가 12일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오후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의 안보가 어느 때보다 위중한 상황에서 국방부 장관 내정자로서 대통령께서 저에게 중책을 맡겨주신 데 대해 감사히 생각한다”며 “모든 개인적인 사심을 버리고 나라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실 것을 간곡히 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저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하면서 한편으로는 답답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그런 의혹들이 제기된 것 자체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러웠다”며 “앞으로 그런 의혹들이 생기지 않도록 저 자신을 철저히 관리하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청문회장에서 청문위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병관 내정자.(박은숙 기자)
김 내정자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하자, 취재진들 사이에서는 야당의 반대에 부딪힌 김 내정자가 자진사퇴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국회는 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상태다. 민주당은 “국방부 장관은 무기 장사꾼이 넘볼 자리가 아니다”며 “말바꾸기와 궤변의 국방부 장관은 국군의 수치”라며 비판 강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특히 임명 강행 의사를 밝힌 청와대를 겨냥해 “국군의 명예와 사기를 위해서라도 '김병관 구하기'를 접길 바란다”고 쏘아 붙이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들은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와 상관없이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김 내정자에게 임명장을 줄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김 내정자를 어떻게 처리할지 정국 풍향을 좌우하는 또 다른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