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구도 되면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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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허준영 전 경찰청장, 김지선 씨, 이동섭 지역위원장.
노원구는 민주당 임채정 전 국회의장이 20년간 버텨 온 전통적 야권강세지역으로 분류된다. 지난 2004년 18대 총선 노원병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홍정욱 전 의원은 당시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와 민주당 김성환 후보와의 단일화가 성공하지 못하면서 어부지리로 승리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당시 홍 전 의원 득표율은 43.1%로 2위인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와 3%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지난 대선 때 노원구 전체에서도 문재인 후보가 53.14%의 지지율을 얻어 46.46%의 박근혜 대통령을 앞선 바 있다.
안 전 교수 측은 “정치 공학적 연대는 없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독자생존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지난 10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전 교수의 지지율은 38.7%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이동섭 민주당 지역위원장(17.7%),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15.3%) 순이었다. 이준석 전 비대위원을 새누리당 후보로 놓고 벌인 가상 다자대결에서도 안철수 전 교수는 35.4%로 가장 앞섰다.
일각에서는 안철수 전 교수의 낙승을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보선은 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고 조직력이 큰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야권이 기 싸움을 벌이며 분열될 경우 야권 지지층 투표성향이 소극적으로 바뀌면서 투표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투표율이 선거결과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야권 지지층이 적극적으로 투표를 하지 않는 경우 안철수 전 교수조차 손실을 볼 수 있다. 여론조사 결과가 ‘안철수의 불안한 리드’로 평가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말했다.
정치 컨설턴트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도 “민주당이 후보를 내면 4자 대결이 된다. 야권에서 한 명만 안 나와도 새누리당 후보를 이길 가능성이 높지만 모두 나온다면 안 전 교수를 비롯한 야권 승리는 가늠하기 힘들어진다”라고 진단했다.
안철수 전 교수가 다른 예비후보들에 비해 지역 조직력이 약하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민주당에서 후보를 내지 않더라도 이동섭 위원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위원장은 “이 지역은 순복음노원교회 5만 성도를 비롯해 교인들이 많고 지역 내 전라도 주민도 많다”며 조직력에서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는 또 “노원구는 예전부터 장애인, 탈북자와 같이 서민층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중산층을 위한 새 정치를 하겠다는 안 전 교수의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보궐선거에서 노회찬 전 의원의 ‘삼성 X파일 사건 심판론’은 영향력이 미미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택수 대표는 “노 전 의원이 복권돼서 재출마했다면 심판론이 힘을 받았겠지만 부인인 김지선 씨가 ‘세습 논란’ 끝에 출마했고, 안철수 전 교수까지 선거에 가세하면서 그 의미가 희석됐다”며 “삼성 X파일 심판보다는 ‘안철수의 재평가’가 이번 선거의 성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