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자녀들과 같은 학교 보낸다
신애라-차인표 부부 등 연예인들이 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최근 연예인의 자녀가 재벌가의 자녀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게다가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연예인들의 조기교육과 외국어 교육열은 재벌가를 능가할 정도다. 재벌보다 더 ‘재벌급’ 교육열을 보이고 있는 연예인 학부모들의 실태를 들여다봤다.
연예인의 자녀가 많이 다니는 학교와 재벌가 자녀가 다니는 학교는 대부분 특정 사립초등학교에 집중돼 있다. 서울에 있는 40여 개의 초등학교 중에서 4~5개 정도다. 이 학교들은 최고급 시설은 물론 수준 높은 외국어 교육과 다양한 예체능 교육도 겸비하고 있어 사립학교들 중에서도 명문 사립학교로 손꼽힌다.
재벌과 연예인 자녀들의 학교로 가장 많이 알려진 초등학교는 영훈초등학교다.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 아들이 다녔던 학교로 유명한 영훈초등학교는 두산그룹 손자들을 비롯해 국회의원 자녀와 손자들도 이 학교를 찾았다. 연예인 가운데 차인표-신애라 부부, 박순애, 이경애 등이 이 학교에 자녀를 보냈다.
숭의초등학교도 재벌과 연예인이 많이 선택하는 학교로 꼽힌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배우 차승원, 고 조성민이 가을 운동회에서 만난 학교도 바로 이곳이다. 이 학교에는 황신혜, 차승원, 이찬진-김희애 부부, 고 최진실, 박주미, 윤유선, 견미리, 유리상자 박승화의 자녀가 다녔거나 다니고 있다.
이외에 계성초등학교에 윤세영 SBS 회장의 손자와 손녀, 신승남 전 검찰총장 손녀, 그리고 연예인으로는 박상원과 지진희의 자녀가 다녔거나 다니고 있다.
연예인 부부들 사이에서는 사립초등학교를 선택하는 기준도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사립초등학교에 보내는 젊은 연예인들은 외국어 교육 뿐 아니라 창의력과 다양한 예체능에 전문성을 두고 있는 학교를 선호해 새로운 명문 사립학교를 선도하기도 한다.
세종초등학교는 2012년에 가수 윤도현과 배우 차인표-신애라 부부, 유호정-이재룡 부부의 자녀가 나란히 입학해 화제가 됐다. 게다가 올해에는 MBC ‘아빠 어디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윤민수의 아들 윤후가 입학해 해당 학교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세종초등학교는 기독교 학교로 다양한 예체능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학교에는 승마장, 골프장, 리듬체조 연습실 등 최고급 시설이 겸비돼 있다. 체조선수 손연재도 이 학교 졸업생으로 유명하다.
위는 신애라 모녀와 윤도현 부녀의 방송 출연 모습
때로는 연예인들이 놀라울 정도로 발 빠른 정보를 보유하고 고급 교육시설을 찾아 명문 교육을 선도하기도 한다. 월 200만 원을 호가한다는 고급 영어 유치원은 물론 외국학교 입학을 염두에 두거나 소수 정예로 이뤄진 명문 유치원 등에 아이를 맡기고 있다.
결혼 후 가정생활에 전념하고 있는 배우 심은하는 최근 연세대학교 어린이 생활지도연구원 졸업식에 나타나 화제를 모았다. 심은하의 두 딸이 졸업한 이 유치원은 유아는 물론 초교생과 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고, 기업가나 정치인 등의 자녀들이 많이 다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배우 김희선이 2009년생인 외동딸을 보낸 곳으로 유명한 서초동 멘델스쿨은 본원이 미국 뉴욕에 있고 ‘멘델스쿨 Korea’ 유치원 과정을 이수하면 미국 본원의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미스코리아 출신 설수현의 막내아들, 윤다훈의 딸도 이곳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아는 미국생활을 했던 딸을 위해 한남동 BIK(British International Kindergarten)에 보내고 있다. 이곳은 2006년 국내에 최초로 설립된 외국계 영어유치원으로 영국식 교육을 지향하며 유치원 내에서는 모두 영어만 사용한다.
가수 이승철과 박명수도 같은 유치원 학부모로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자녀를 한남동 SNS(Seoul Nursery School)에 보내고 있다. 이 유치원은 간판도 없고 수용 인원도 적어 아는 사람만 가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고 아이들의 자각능력과 자신감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연예인들이 자녀교육에 열성인 만큼 일각에서는 치맛바람 현상이 나타나기도 해 눈길을 끈다. 자녀 사랑이 각별하기로 소문난 한 연예인 부부는 딸을 위해 명문 사립초등학교에 지원서를 냈지만 본래 지원했던 학교의 추첨에서 떨어지자 다른 사립초등학교를 찾아 딸을 입학시켰다. 결국 딸은 집은 강남이지만 강북까지 등하교를 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명문 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만큼 연예인들은 교육비도 아끼지 않는다. 연예인과 재벌들이 많이 보내는 사립초등학교는 평균적으로 분기당 100만~200만 원 사이로 학비를 책정하고 있다. 입학금은 100만 원 정도다. 정부의 급식비 지원이 안되기 때문에 급식비는 따로 내야 한다. 이외에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특기적성비, 스쿨버스비, 교재비 등을 포함해 1년 교육비가 거의 1000만 원에 육박한다. 가히 대학교 등록금에 버금가는 학비가 들어가는 셈이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