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가 왜 포르노를 찍나요?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NGO 단체 ‘퍽 포 포레스트’는 섹스 동영상을 찍어 팔아 환경보호 기금을 마련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미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축제에 다소 충격적인 다큐멘터리 한 편이 소개돼 관심을 모았다. 폴란드 감독 미샬 마크작의 작품인 <퍽 포 포레스트(Fuck for Forest)>가 바로 그것으로, 이 영화는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동명 환경단체인 ‘퍽 포 포레스트’의 일상을 다룬 다큐 영화다. 이 단체의 가장 큰 특징은 이름 그대로 ‘숲을 위해 섹스를 한다’는 데 있다. 다시 말해 섹스를 함으로써 숲을, 더 나아가서 환경을 살린다는 것이다. 자칭 ‘친환경 포르노 단체’라고 부르는 이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은 다큐 영화와 함께 과연 이 단체가 어떻게 섹스와 환경을 결부시켜 활동하는지 소개해본다.
어두운 방 안에 벌거벗은 채 엎드려 누워있는 한 여자. 그리고 초록 머리의 이 여자를 둘러싸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한 무리의 남녀들. 여자의 몸 구석구석에 정성껏 로션을 발라주는가 싶더니 이내 충격적인 장면이 등장한다.
한 남자가 그녀의 몸을 애무한 후 엎드린 상태에서 겁탈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습을 두 명의 토플리스 여성들이 카메라에 담고 있으며, 뒤에서는 머리가 벗겨진 한 나이 지긋한 남자가 이 모습을 보면서 흥분이 되는 듯 혼자 자위를 하고 있다.
마치 환각 파티라도 즐기는 듯 보이는 이 장면은 다큐 영화 <퍽 포 포레스트> 초반부에 등장하는 모습이다. 다소 충격적인 이 장면은 모두 실제 상황이며,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퍽 포 포레스트’에 소속되어 있는 회원들이다.
하지만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사실 따로 있다. 단체의 리더이자 창시자인 토미 홀 엘링센이 의자에 앉은 회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인도 여성과 과격한 정사를 벌이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이 인도 여성은 휴가 때 오슬로를 방문했다가 ‘퍽 포 포레스트’에 납치되다시피 했으며, 결국 인도로 돌아가지 않고 남아 회원들과 함께 생활하기 시작한 여성이다. 영화 속에서 정사를 마친 후 엘링센은 자신의 정액을 혀로 핥아 먹은 후 손에 묻은 피를 닦아내면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우리 체액을 너무 두려워한다. 우리 피나 정액? 이건 모두 오가닉들 아닌가.”
이들의 이런 과격한 모습이 모두 허구가 아니라는 점은 더욱 충격적이다. 게다가 이들이 이런 과격한 섹스를 통해 ‘환경보호’를 외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사실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것이 사실. 도대체 섹스와 환경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다는 걸까. 그리고 과연 섹스가 환경을 어떻게 살린다는 걸까.
이 질문은 이들이 환경보호 기금을 마련하는 방식을 보면 이해가 된다. 이들은 주로 아마추어 포르노 영화를 제작해서 기금을 모금하고 있으며, 이렇게 제작된 포르노 영화를 가리켜 자칭 세계 최초의 ‘에코 포르노’라고 부른다. 초반에는 단체를 처음 만든 엘링센과 그의 여자친구인 레오나 요한손이 직접 찍은 포르노 영화만 웹사이트에 올라왔지만, 현재는 회원들이 스스로 제작한 에로 동영상이나 사진도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이 동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월 20달러(약 2만 2000원)의 회비를 내야 하지만, 직접 동영상이나 사진을 올린 회원들의 경우에는 무료로 감상이 가능하다.
2004년 노르웨이에서 처음 결성된 이 단체가 첫 해 모금한 액수는 무려 10만 달러(약 1억 1000만 원)였으며, 지금까지 모금한 액수는 63만 달러(약 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모두 포르노를 보기 위해 유료 회원들이 지불한 회비였으며, 이렇게 모금한 돈의 80%는 열대우림을 보호하는 환경단체에 기부해왔다.
단체 리더 엘링센은 2004년 한 야외 음악 축제장에서 여자친구와 진짜 섹스 퍼포먼스를 펼쳐 물의를 일으켰다(가운데). 2011년에는 오슬로 대성당에서 성행위를 하다가 쫓겨나기도 했다(오른쪽).
당시 이 사건은 노르웨이는 물론 유럽 전역에서 논란이 됐으며, 둘은 곧 공공장소에서 문란 행위를 한 혐의로 법정에까지 서고 말았다. 비록 둘은 징역형은 선고받지 않았지만, 법정에서 바지를 내리고 성기를 드러낸 엘링센의 돌발 행동으로 결국 각각 1500달러(약 160만 원)씩 벌금을 물고 말았다.
이들의 기이한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011년 6월에는 오슬로 대성당의 바닥에 드러누워 성행위를 하다가 쫓겨나기도 했으며, 이들의 이런 행동은 스웨덴 타블로이드지 <다그블라더트>에 보도되어 더욱 비난을 샀다.
이런 과격한 행동은 다른 많은 비영리단체들의 원성을 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노르웨이 열대우림 재단, 노르웨이 및 네덜란드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 등 많은 환경단체들이 이들의 기부금을 받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이 택한 방법은 직접 열대우림 지역 원주민들을 찾아가 기금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코스타리카, 브라질, 칠레 등의 아마존 원주민들을 방문해 직접 기금을 전달하는 것. 다큐 영화 <퍽 포 포레스트>에서도 이런 장면은 등장한다. 픽업트럭을 타고 브라질, 콜롬비아, 페루 등을 방문한 이들은 아마존 원주민들에게 9만 달러(약 1억 원)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들이 회원을 모집하는 방법 역시 독특하긴 마찬가지다. 주로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나눠 주면서 단체를 홍보하거나 혹은 파티나 모임에서 적극적으로 회원을 모집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히피풍의 누더기 옷을 걸치거나 반라 상태로 길거리에서 무작위로 만나는 사람들에게 접근하고 있으며, “참 예쁘시네요”라고 말을 걸면서 슬쩍 회원 가입과 함께 포르노 영화 촬영을 제의하곤 한다. 이렇게 제안을 받은 사람들 열 명 가운데 한 명은 회원 가입에 동의한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왜 나체와 섹스와 숲을 결부시킨 단체를 결성했냐는 질문에 엘링센은 “기존의 환경단체들이 모두 상업적이고 또 재미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와 관련, 요한손은 아마존을 방문해서 원주민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우리가 사는 곳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벌거벗고 다니는 것이 금지돼 있다. 약용 식물들은 의약 산업품으로 대체되었으며, 우리 세대들은 땅에서 나는 약용식물과 먹거리의 가치를 완전히 잊어 버렸다.”
다시 말해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지내는 것이야말로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는 것이며, 이런 맥락에서 열대우림을 보존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또한 자신들의 활동을 통해 아마존에서 어떤 이득을 취할 뜻은 전혀 없다고 밝힌 그녀는 앞으로도 순수하게 환경 보전을 위해 기금을 전달하는 데만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소 튀는 기이한 방식으로 친환경 운동을 벌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격한 퍼포먼스에 반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은 앞으로 이들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대목일 듯싶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독일 매춘부협회 설립되나 2002년부터 성매매 합법화를 실시한 독일에서 최근 이색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른바 ‘독일 성매매 종사자 협회’라는 새로운 단체가 창설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성매매 종사자들, 이를테면 매춘부, 에스코트걸, 마사지사, 스트리퍼 등 성매매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모여 이익단체를 결성할 뜻을 밝힌 것이다. 최근 독일 시사주간 <포쿠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오는 4월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프랑크푸르트에 모여 협회 창립 행사를 가질 예정이며, 여기에서는 우선 최근 대두되고 있는 ‘위협적인 정치적 변화’에 대한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가령 기업형 사창가에 대한 정부의 승인이나 혹은 길거리 매춘부들에 대한 신고의무 및 과세, 혹은 길거리 매춘을 전면 금지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매춘부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현재 토크쇼에서 쟁점으로 다룰 정도로 매춘법에 관한 설전이 뜨겁게 오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성매매 종사자는 “아직도 업주에게 불법적으로 착취당하는 여성들이 많다”면서 “모두 범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모두 우리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정작 우리 편에 서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자신들 스스로 이익단체를 설립함으로써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협회 발기인인 한 여성은 “우리는 자유의지에 따라, 그리고 자유롭게 일하는 노동자들이다. 우리의 이런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미 10년 전부터 성매매를 노동의 일종으로 본 독일은 성매매 종사자들에게도 세금을 물리는 등 파격적인 개혁을 실시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런저런 폐단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가령 업주들과 계약을 맺고 일하는 여성들의 경우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들의 처우개선과 관련된 문제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