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맛보려 ‘외국인 남성’ 콜
일본 전역에서 은밀히 성행되는 스와핑 모임에 노년층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노인’이라는 말 대신 원숙하다는 의미로 ‘숙년(熟年)’이라고 표현한다. 숙년층 대부분은 정년을 맞이해 직장에서 은퇴했지만 여전히 성생활만큼은 현역인 경우가 많다. 기력과 체력이 아직은 충분하고 퇴직금 등으로 재력에서도 한층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본의 ‘숙년의 성(性)’이 일부에서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주간문춘>은 최근호에서 퇴직한 단카이세대(1948년 전후로 태어난 일본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스와핑 파티가 은밀한 붐을 이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전역에서 암암리에 성행되는 스와핑 모임에 숙년층 참여가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 인터넷 스와핑 클럽의 회원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올해 1월 긴자에서 갖은 스와핑 클럽 신년회에 예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60여 명의 회원이 참석했다”면서 “참가자는 40~50대 비중이 높지만 60대 이상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그에 말에 따르면 70대 여성이 참가하고 싶다고 신청해오기도 했다고 한다. 현재는 예상외의 수요로 인해 60세 이상을 위한 시니어 게시판이 따로 만들어졌다.
이밖에도 성인용품 매장에서는 숙년층을 위한 성기능 보조기구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섹스 카운슬링 강좌에도 많은 숙년 남성들이 몰리고 있다. 도쿄 아키하바라에 있는 귀청소방(여성이 무릎베개를 하고 귀청소를 해주는 서비스) 역시 숙년 남성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는다.
왜 숙년이 되어 성(性)의 스위치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인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육체가 쇠하는 것을 느끼고, 성의 수명을 통감해서라는 사람이 많다. 그 사례로 올해 만 60세가 됐다는 한 남성은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그는 몇 년 전 탈장수술로 인해 1개월간 입원했었는데, 당시 ‘남은 인생을 더 즐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그 후 그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다 우연히 부부교환 성관계인 스와핑을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처음엔 싫다는 아내를 억지로 끌고 나갔고, 결국 잘되지 않았다. 상대 부부와 먼저 레스토랑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이 실수였다. 대화를 나누는 사이 서로 이성적으로 생각할 시간이 생겼고, 아내가 끝내 도망쳐버렸던 것. 며칠 후 다시 아내를 설득해 나간 두 번째 자리에서는 호텔로 직행했다. 그리고 그날부터 스와핑의 세계에 빠지게 됐다.
이 남성은 요즘에는 자신이 인터넷에서 아내의 상대를 찾고, 아내에게 다녀오라고 배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내가 돌아오면 어떤 체위로 했는지 도구는 사용했는지를 자세히 물으면서 부부간의 성관계를 갖는다. 그는 질투로 인해 오히려 분위기가 달아오르게 된다고 덧붙였다.
위의 예처럼 숙년층에 스와핑이 확산되고 있는 데에는 인터넷 보급이 큰 역할을 차지한다. 이전에는 극히 일부 사람들만이 ‘스와핑의 쾌락’에 접근할 수 있었던 반면, 최근에는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에서 스와핑 게시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기에 그 금기가 깨지게 된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 은밀히 성행하고 있는 스와핑 파티는 주로 주말 오후 2시경 호텔에서 진행된다. 가족이 있기 때문에 밤에는 집을 비울 수 없고, 낮에는 스위트룸을 싸게 이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상대에게 직업이나 이름을 묻는 것은 금물. 남녀는 서로를 인터넷 게시판에서 사용하는 아이디(ID)로 부른다. 성감 마사지부터 시작해 무리 없이 성관계로 진행시키는 형태가 많은데 최근에는 색다른 자극을 위해 외국인 남성을 참여시키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들은 스와핑을 ‘금기’나 ‘비도덕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부부관계를 유지시키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아내를 다른 남성에게 보내는 것에 대한 심리적 저항은 없는 것일까. 스와핑 파티를 즐긴다는 50대 남성은 아내는 남편의 소유물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한다. 그는 “신혼 초에는 아내를 만지는 것만으로도 신선한 기쁨이었다. 그러나 30~40대 줄곧 아이들 키우기에 매달려야 했고, 50대가 넘어서야 겨우 부부만의 시간을 갖게 됐다”면서 “이제 아내와의 성생활을 통해 모든 것을 시험해 보고 싶다”고 전했다.
일본의 저명한 사회학자인 미야다이 신지(53)는 스와핑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부부 교환 파티를 하는 동기 중 하나가 매너리즘이다. 매너리즘 때문에 바람을 피기도 하지만 그것 역시 어느새 단순한 일상이 되어버린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사람과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한 궁리를 하면 된다.”
일이나 육아는 일단락됐지만, 수명 연장에 따라 생의 기간은 길어졌다. 그만큼 성을 즐길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난 셈이다. ‘성 고령화 시대’를 맞은 일본 숙년층들의 성에 대한 호기심은 점점 짙어져 가고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훔쳐보기 풍속점 ‘커플 깃사’ 방과 방 사이가 ‘유리창’ 신발을 벗고 어슴푸레한 점내에 들어가면 안쪽에 샤워 시설이 있다. 샤워를 끝낸 커플은 목욕 타월을 두르거나 점내 준비된 옷으로 갈아입고 바(bar)나 개인실로 돌아온다. 가게마다 내부시설이 약간 다르지만 개인실인 경우 서로 훔쳐볼 수 있게 창으로 되어 있는 곳이 많다. 커플 깃사는 1950년대 경음악을 들으며 대학생 커플들이 포옹하는 장소로 영업을 시작했으나 점점 성행위를 자유롭게 하는 곳으로 변질됐다. 1964년 풍속영업법 개정으로 없어졌다가 30년 뒤인 1990년대 다시 등장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